증권사, 작년 해외 부동산 셀다운 신규 투자 2조 육박

입력 2023-05-08 15:37수정 2023-05-0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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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셀다운 목적 신규 투자 1조9258억…전년대비 약 3400억 늘어
지난해 부동산 PF 시장 ‘냉각기’…“금리 높아 매각 어려워”
신규 투자 증가한 것에 대해선 “딜 성사-실제 투자 시기 달랐을 가능성”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증권사들이 지난해 해외 부동산에 셀다운(투자자 재판매) 목적으로 신규 투자한 규모가 2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감독원이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증권사들이 해외 대체투자 중 셀다운 목적으로 신규 투자한 규모는 1조9258억 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2020년(1조6610억 원), 2021년(1조5871억 원)과 비교해도 많게는 3000억 원 이상 늘어난 규모다.

셀다운은 증권사들이 대체자산을 우선 매입한 뒤 투자자에게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대체자산을 매입할 때는 자기자본을 쓰거나 대출을 일으킨다. 증권사들은 대체자산을 인수한 이후 재판매하는 과정에서 중개 수수료를 취득해 수익을 거둔다. 재매각에 실패할 경우 인수자산을 떠안고 있어야 한다. 만약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금을 마련했다면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금감원은 지난 2021년 3월에 ‘증권사 대체투자 리스크관리 모범규준’을 마련했다. 주요 항목 중에 ‘셀다운 투자’도 포함됐다. 가이드라인 내용으로는 △셀다운 대상·금액·가능성 평가 후 심사 시 보고 △셀다운 실패·지연 등 스트레스 상황 가정한 대응계획 등 사후 관리 등을 담았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잔액은 총 21조9794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별자산 투자 규모가 8조 원대로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특별자산이란 발전소,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 기타 인프라, 항공기·선박, 집합투자기구 등을 통한 인수금융을 말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증권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중 셀다운 투자 후 미매각 잔액은 눈에 띄게 줄었다. 작년 말 기준으로 5조9398억 원인데, 이는 2020년 말(6조7914억 원), 2021년 말(6조4032억 원)보다 감소한 수치다. 특히 작년 상반기 기준으로 미매각분 잔액이 7조1000억 원으로 집계됐 던 점을 고려하면 그 규모가 1조 원 넘게 감소한 것이다.

부동산 셀다운 등 해외대체투자 시장은 작년에 냉각기를 겪었다. 업계에서는 기존 투자건을 무사히 매각하는 데 주력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올해 들어 셀다운 투자가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한 증권사 해외대체투자 관계자는 “셀다운 매각 시도는 계속 하는데 시장 상황이 안 좋고 금리가 너무 높다 보니 매각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셀다운 자산을 신규로 들어간 물건이 많지 않다. 진작에 기표 했는데 셀다운이 안된 것들, 미매각 기간 길어진 자산들만 남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4~5년 전에 기표했던 건들에 대해 매각을 못하고 오히려 갖고 있던 펀드를 연장하는 상황들도 있었다”며 “선순위대출도 리파이낸싱을 하다보면 에쿼티투자단의 수익률이 깨지는 상황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지난해 PF 시장이 굉장히 냉각돼 리스크 관리도 최고 수준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현재 증권사들의 셀다운 투자에 대해서 우려할 만한 이슈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2021년에 PF 시장이 굉장히 활황이었다”며 “작년에 신규 투자가 많았다는 것은 해당 딜을 성사한 것은 2021년인데, 작년에 셀다운 했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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