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1분기 영업익 711억원…전년비 55% ↓데이터센터·AI 투자 영향
최수연 “빅테크 능가하는 경쟁력”·홍은택 “한국어 특화모델로 부족함 없어”
국내 포털업계의 양대산맥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엇갈린 1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네이버는 1분기 글로벌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주요 사업부문이 성장을 견인해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1년새 반토막 났다. 광고ㆍ포털 사업의 실적이 부진하고, 데이터 센터 인프라 구축 및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사업의 공격적인 투자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양사는 하반기 GPT-4.0'에 대항할 인공지능 모델 '하이퍼클로바X'와 '코GPT 2.0'을 출시해 글로벌 빅테크 회사들이 불을 지핀 초거대 AI패권경쟁에 뛰어든다.
네이버는 1분기 매출 2조2804억 원, 영업이익 3305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영업이익은 9.5% 증가한 수치다.
미국 C2C(개인 간 거래) 패션 커머스 플랫폼 ‘포시마크’와 일본 전자책 서비스 업체 ‘이북재팬’ 인수에 힘입어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커머스 매출은 포시마크 편입효과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5.5% 성장한 6059억 원을 기록했다. 콘텐츠 매출도 같은 기간 94% 성장한 4113억 원을 달성했다.
네이버 핵심 사업인 서치 플랫폼 매출은 851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 네이버는 앱 개편을 통해 광고사업의 성장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 이용자의 검색 의도를 빠르게 파악해 원하는 검색 결과로 연결되도록 검색 화면을 새롭게 개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일 실적을 발표한 카카오의 1분기 매출은 1조7403억 원, 영업이익 711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5% 감소했다. 특히 카카오 포털 다음이 포함된 포털비즈 매출이 26.7%나 줄어든 836억 원에 그쳤다. 카카오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경쟁력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미래 성장 동력인 AI 사업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챗GPT 대항마를 만들기 위해 한국어 특화 초거대 AI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는 하반기 초대규모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쇼핑, 블로그, 지식인 등 주요 서비스 전반에 하이퍼클로바X를 도입하고 글로벌 B2B 기업용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최 대표는 “올 여름 차세대 초 대규모 AI(인공지능)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일 예정”이라며 “한국어에 있어서는 글로벌 빅테크 대비 능가하는 경쟁력이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카카오도 초거대 AI 모델 코GPT 2.0을 하반기 공개해 AI 경쟁에 가세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코GPT 2.0의 경쟁력에 대해 “한국어 특화한 모델로는 (글로벌 빅테크 대비) 부족함이 없을 것”이라며 “한국어 AI 생성 모델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협력해 우리가 강점을 가진 채팅 인터페이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