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제약사들의 연구법인이 차별화 확립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통해 신약 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회를 발굴한 제약사들은 파이프라인을 확대·강화하며 신약 중심 기업으로 거듭날 발판을 만들었다.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제약 연구법인들은 최근 다양한 기업·기관과 협력하며 제약사와 시너지를 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의 연구법인 C&C신약연구소는 3D 암 오가노이드 진단 플랫폼 기반의 혁신 항암제 개발을 위해 엠비디와 손잡았다. 1992년 설립된 C&C신약연구소는 종양과 면역질환을 중심으로 총 10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세포의 성장과 변이, 증식 등을 조절하는 스탯(STAT) 단백질 타깃의 신약 탐색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엠비디는 ‘코디알피(CODRP™)’ 플랫폼을 통해 개인 맞춤형 항암제를 찾는 예측 기술과 항암제 중개연구 기술을 가진 정밀의료 혁신기업이다. C&C신약연구소는 STAT 단백질을 포함한 신규 타깃 항암 신약 과제에 코디알피를 적용해 다양한 종양 적응증을 탐색하고, 맞춤형 혁신 항암신약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JW중외제약으로 기술이전한 STAT3 표적항암제 ‘JW2286’의 적응증 확장에도 활용한다. JW2286은 내년 임상에 진입할 예정으로, 삼중음성 유방암과 위암, 대장암 등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한다.
신약 개발 파이프라인 확대에 적극적인 JW중외제약은 C&C신약연구소와 함께 자체 신약 과제의 중개연구를 강화하고 있다. 중개연구는 제약사와 기초·임상연구기관이 힘을 모아 초기 신약을 임상 단계까지 발전시키는 연구개발 전략이다. 최근 인공지능(AI), 오가노이드, 제브라피쉬 등 기술력을 가진 국내외 바이오기업과 공동연구가 활발하다.
올해 창립 39주년을 맞은 녹십자그룹의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AI 기반 신약개발 연구소로 탈바꿈했다. 관련 전문가를 영입하는 한편, mRNA 치료제 개발을 위한 플랫폼 연구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로 연구를 확장 중이다.
목암생명과학연구소는 지난달 서울대학교병원과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희귀질환 지식베이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기관은 희귀질환의 원인과 증상, 유전병 등의 정보를 축적, 해석해 진단·치료·신약 개발에 활용할 지식베이스를 만든다.
녹십자그룹의 핵심인 GC녹십자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전 세계 두 번째로 개발한 헌터증후군 치료제 ‘헌터라제’의 경우 중국에 진출했으며, 일본에서는 뇌실투여 방식의 헌터라제ICV‘의 허가를 받는 등 성과를 냈다.
이밖에 GC녹십자는 숙신산 탈수소효소(SSADH) 결핍증 치료제,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TTP) 치료제 등을 연구하고 있다. 아울러 mRNA 독감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 2024년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