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축제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다들 저마다의 주제와 이름을 가지고 펼쳐지는 대학교 내 은근한 봄철 자존심 싸움이죠.
축제 시즌이 다가오면 재학생들은 물론 대학 주변 주민들까지 가장 관심이 쏠리는 건, ‘올해에는 어떤 연예인이 출연하느냐’인데요. 축제 포스터 메인에 걸릴 연예인이 현재 얼마만큼의 인기를 구사하느냐에 따라 대학축제의 ‘급’까지 매겨질 정도죠.
대학 축제에 빠질 수 없는 연예인의 축하공연, 이제는 그 수준을 넘어선 지 한참인데요. 이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극과 극으로 나뉩니다.
현재까지 공개된 대학 축제 라인업을 살펴보면, 초반부터 어마어마합니다.
먼저 서울대에서는 걸그룹 잇지가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가천대 글로벌캠퍼스와 전북대학교에는 대학 축제 메인 게스트로 손꼽히는 싸이가 출연하는데요. 잇지와 싸이는 성균관대학교 인문캠퍼스 축제에도 이름을 올렸죠.
한국기술교육대에서는 비비, 다이나믹 듀오, 10CM를 만나볼 수 있고요. 동아대학교에는 현아, 폴킴, 이하이의 무대가 준비됐습니다. 10CM는 여기서도 함께하네요.
용인대학교에는 걸그룹 스테이시, 한양대학교 에리카 축제에는 헤이즈, 이석훈, 다이나믹듀오, 동국대학교에는 걸그룹 (여자)아이들뿐 아니라 비오, 펀치, 하이라이트, 볼빨간사춘기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축제에는 치즈, 루시가 단국대학교 축제에는 효린, 비비, 아이콘, 르세라핌, 백예슬, 우디 등이 출연하며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했습니다.
올해 라인업은 미리 공개하지 않겠다던 고려대학교를 비롯해 경희대학교, 중앙대학교는 아직 출연진 명단이 공개되지 않았는데요. 아직 베일에 싸여있는 학교들의 라인업을 추측하는 댓글들도 수두룩합니다.
작년에는 뉴진스, 10CM, 르세라핌, 위너, 아이브, 지코가 출연했는데요. 최고 신인 걸그룹 3대장이라 꼽히는 뉴진스와 르세라핌, 아이브를 모두 무대에 부르는 저력을 보여줬죠. 아카라카 축제 이후 다양한 직캠들이 유튜브에 게재되며 ‘여느 음악방송 저리 가라’ 할 만한 무대 구성이라는 엄청난 평가를 받았습니다.
단체용 9000원, 개인용 2200장으로 판매된 이번 티켓의 정가는 1만7000원인데요. 커뮤니티 등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정가의 10~15배 수준이죠. 작년 축제 또한 암표가 30만 원까지 오르기도 했는데요. 올해는 심지어 ‘노 마스크’ 축제라는 점이 구미를 더 당겼습니다.
엄청난 암표 금액에도 학교 측은 아카라카는 응원단에서 진행하는 행사로 개인 간 표 거래를 제재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죠.
이렇게 가격이 치솟는 이유는 유명 연예인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 때문인데요. 축제의 열기를 더해주는 연예인 섭외는 좋지만, 문제는 결국 돈 입니다.
이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액 섭외 비용 문제가 다시 논란거리가 된 겁니다. 당시 한 대학관계자는 한 팀당 최고 2000만 원의 섭외비를 쓴다고 전했는데요. 인기 가수의 경우 20분 공연이 5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죠. 여기에 무대 설치비 등 다양한 부대비용을 합치면 하루 공연에 억대 이상의 비용이 지출되는 셈입니다.
마치 유명 연예인을 보기 위해 하는 축제가 되어버렸다는 불만과 함께, 이 또한 학창시절에 꿈꿔왔던 대학 축제의 모습이라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는 중인데요.
앞선 연세대학교 축제 아카라카가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는 바로 이 ‘돈’이 학생들의 등록금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카라카는 같은 이름의 연세대 응원단이 주최하는 축제인데요. 학교의 금전적인 지원 없이 진행되고 무료 관람인 여타 대학교 축제들과는 다르게 교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티켓팅을 통해 유로 티켓을 구매해야만 입장이 가능하죠. 또 모자란 금액은 각종 스폰서를 통해 매년 행사가 진행되는 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데요. 물론 정확한 회계 결산안에 대한 공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없진 않습니다.
대학 시절, 날씨 좋은 ‘봄날’ 맘껏 소리치며 환호하는 그 순간은 결코 잊을 수 없는 한 장면이죠. 그 모든 과정이 과도하지 않게, 젊음이라는 그 멋진 단어로 추억될 수 있도록 대학과 학생 간의 적정한 배려와 예의가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