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서정희가 이혼 후 찾아온 고통에 대해 털어놨다.
12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서저는 서정희와 그의 어머니가 출연해 결혼과 이혼 후 이어진 삶의 고통에 상담했다.
이날 서정희의 어머니는 “이혼 후 딸의 상태는 말도 못 한다. 지금 암 걸려서 치료하는 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엘리베이터 사건이 있었을 때, 내 눈으로 그걸 다 봤다. 딸을 보면 아직도 그 모습이 떠오른다”라고 참담함을 드러냈다.
서정희는 “남들은 힘들면 나와야지, 헤어졌어야지 쉽게 말들을 한다. 하지만 저는 힘든 것도 견딜만 했다. 참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이혼을 종용하는 아이들이 남편보다 더 원망스러웠다. 그냥 조용히 있으면 넘어갈 일인데 왜 자꾸 이러나, 받아들이기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서정희의 어머니는 “딸이 32년 결혼생활을 했는데, 이혼할 때 10원 한 장 없이 맨몸으로 쫓겨났다”라며 “결혼 생활할 때는 남편 말만 듣고 친정 식구도 나 몰라라 하고 살았다. 호강하고 잘산다는 소리만 들었지, 행복한 걸 본 적이 없다. 자유가 없었다. 돈, 외출 아무 자유도 없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서정희는 “저는 시집을 너무 일찍 갔다. 20살에 큰 애를 낳고 22살에 둘째를 낳았다. 친정 식수들이 다 미국에 있고 저만 한국에 있었다. 남편 없이는 길도 몰랐다”라며 “당시에는 전화번호를 수첩에 적지 않았냐. 그걸 남편이 다 버렸다. 나를 위해 그런다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저를 사랑했다고 믿었다. 지금도 사랑했기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성격에 나오는 사랑이라는 건 참고 견디고 헌신하는 거다. 제가 그걸 못해서 죄책감에 시달렸다”라며 “저도 완벽한 아내가 아니었기 때문에 저만 피해자라고 하기 어려운 것 같다. 그 사람도 저를 만나서 행복하지 않았을 수도 있지 않냐”라고 말했다.
서정희는 “저는 한 번도 제가 살림을 잘했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 매일 자책하고, 노력하는데도 안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오은영은 “그게 전남편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영향을 미쳤는지,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서정희는 “저는 제가 전남편보다 낫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떻게 하면 잘 보일까, 날 인정해 줄까. 인정받고 싶어서 의외로 표현을 많이 했다. 나 좀 알아봐달라고”라며 “인정받을 때도 많았다. 그럼 하늘을 날 것 같았다. 하지만 혼나면 다 무너졌다. 세상의 눈보다 남편이 인정이 더 중요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세상에 나왔을 때, 인정받을 대상이 없어서 더 힘들었다. 그 대상이 없어지니까 더 무너지더라. 못살 것 같더라. 거기서 죽었으면 됐을 텐데, 삶의 의욕도 없어지더라”라며 “사회생활 하면서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되돌아가고 싶었다. 그렇게 힘들었는데도 그렇게 사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특히 서정희는 “누군가 남편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걸 못 참았다. 나는 남편 말 외에는 듣고 싶지 않았다. 남편이 아프면 내 장기를 다 주어서라도 살릴 수 있다면 나 하나 죽어도 좋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오은영은 “저는 이게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 조심스러운데 이건 가스라이팅을 받은 사람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서 마음이 내려앉았다. 가정폭력은 단순 폭력하고 다르게 가스라이팅을 같이 한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이어 “처음에는 사랑으로 등판한다. 널 사랑하기 때문에 이렇게 해준다고 한다. 그리고 약점을 잡고, 경제적 자립을 할 수 없게 하고, 돈이든 뭐든 저항 수단을 차단한다. 나중에는 도와줄 수 있는 가까운 사람을 차단한다”라며 “가짜 통제감을 부여해 집안에 긴장감을 형성한 뒤 폭력을 행사한다. 너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짜 통제감을 통해 심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서정희는 크게 놀랐다. 자신이 살아온 삶과 너무 같았기 때문. 그는 “최근 몇 달 동안 이슈였던 이단 교주를 보면서 저와 유사한 사람들을 발견했다. 그게 제 모습인 줄 몰랐다가 어둠에서 벗어나고 알았다”라며 “내가 분홍색을 좋아해도 남편이 초록색을 좋아한다고 하면 그렇게 믿었다. 남편이 바람을 피워도 아니라고 하면 믿었다. 그렇게 맹목적으로 순종했던 것들을 지금 보는 게 너무 괴롭다”라고 털어놨다.
서정희는 “19살에 결혼을 하고 환갑이 됐다. 저의 모든 삶이 잘못됐나, 믿고 싶지 않은 거다. 요즘 가장 편한 곳에 병원에 갔을 때, 환후들을 볼 때다. 저와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들이 저와 공감한다”라며 “그럴 때 나누는 대화가 진정성 있고, 위로를 받았다. 나도 뭔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환우들 위해 용기 내서 세미나를 한 적이 있다. 저도 이겨내고 있다고 했더니 수십 명이 저를 안아주더라. 그래서 너무 행복했다”라고 말해 뭉클함을 안겼다.
오은영은 “서정희 씨가 잘 극복하고 있는 건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이다. 이전에 했던 검사에서 어머는 여전히 ‘더 좋은 어머니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신다”라며 “이제 다 제쳐놓고 가장 중심에 서정희의 건강을 두어라. 가끔 이기적이라고 해도 그렇게 해라”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