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美전직 해병대원, 우크라이나 전쟁서 전사…실종 1년만에 고향으로

입력 2023-05-2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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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그래디 크루파시 예비역 대위. (출처=고 펀드 미)

우크라이나 전쟁에 국제의용군으로 참전했다가 실종된 한국계 전직 미국 해병대 장교의 전사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그래디 크루파시(50) 미 해병대 예비역 대위의 전사와 관련한 사연이 올라왔다.

숨진 크루파시 예비역 대위의 아내를 김희선 씨를 대신해 지인인 윌리엄 리가 쓴 사연에 따르면 크루파시는 한국에서 출생해 미국으로 입양된 한국계 미국인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크루파시는 뉴욕에 거주하던 중 9·11 테러가 발생하자 해병대에 입대했다. 이라크에도 3차례 파병됐다. 복무 당시 선행훈장 3회, 국방훈장, 퍼플하트장, 세계테러전쟁원정훈장, 해병대공로훈장 3회를 수상하며 해병대 훈장을 받기도 했다.

▲19일(현지시간) 한국계 미국 해병대 예비역 대위 그래디 크루파시의 유해를 실은 관이 뉴욕 JKF공항에 착륙한 튀르키예항공기에서 옮겨지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크루파시는 2021년 9월 전역했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직접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향했다.

당시 크루파시는 병사 훈련이 목적이었으나, 전쟁이 격해지면서 전투 경험이 필요한 지휘관이 필요해졌고, 결국 크루파시는 분대를 이끌고 참전했으나 전투 중 사망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7월 크루파시가 같은 해 4월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목격된 뒤 실종돼 행방이 묘연하다고 보도했다. 크루파시는 영국 국적의 앤드루 힐과 함께 총알이 날아오는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임시 관측소로 이동했으며 이후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사망은 약 1년이 지난 올해 4월 확인됐다. AP통신에 따르면 크루파시의 유해는 튀르키예 항공 비행기에 실려 이날 뉴욕의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 도착해 미국 땅을 밟았다.

글을 올린 윌리엄 리는 “크루파시 대위는 영감을 주며 이타적이었다”라며 “그는 항상 웃는 얼굴로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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