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간 외국인, 어디서 돈 뺐나 봤더니

입력 2023-05-22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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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5월들어 이차전지 순매도세…차익실현 나서며 반도체로 손바뀜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조현호 기자 hyunho@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반도체 종목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반면, 이차전지에서는 자금을 빼고 있다. 1분기 국내 증시를 견인해 왔던 이차전지 업종의 주가 상승이 고점에 이르자 차익실현과 함께 반도체로 손바뀜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5월 들어 LG에너지솔루션을 768억 원 순매도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3429억 원 순매수했으나, 5월 들어 월간기준 순매도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삼성SDI도 5월 들어 186억 원어치 순매수하고 있지만, 매수세는 약해졌다. 외국인은 이달 17일까지 삼성SDI를 내다 팔다가 소폭 순매수로 전환된 상태다.

1분기 시장을 견인한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 소재 업종의 외국인 순매수도 약세다. 외국인은 5월 들어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을 각각 4187억 원, 1272억 원 순매도했다. 포스코퓨처엠(-1213억 원), 엘앤에프(-825억 원) 등도 순매도했다. 이차전지 업종에서 전반적으로 외국인 약세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차전지주들은 그동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수혜 기대감 등에 고공성장해 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올해 각각 30%, 18% 주가가 상승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의 주가 상승률은 438%, 154%에 달한다. 일부 이차전지 종목에 대한 고평가 논란과 IRA 수혜 기대감이 주가 선반영되자 외국인은 이차전지 비중을 줄이며 차익실현에 나섰다.

대신 모멘텀이 더 높다고 판단한 반도체로 자금을 옮겼다. 반도체 업종은 2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저점을 찍고 하반기부터 강력하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감산에 이어 메모리 가격이 하반기부터 반등을 시작하면서 기업 턴어라운드가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주(5월 15~19일)에만 삼성전자를 1조 원 이상 담았다.

이차전지 업종의 주가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이차전지는 IRA와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 정책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현지 진출과 공장 증설이 지속될 전망이며, 이 과정에서 대규모 장기계약 모멘텀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LG엔솔의 목표주가는 연초(64만7087원) 대비 75만9571원으로 17% 상향조정됐고, 에코프로비엠은 16만 원대에서 28만 원대로 75% 높아졌다.

대신증권은 “이차전지 산업은 상반기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여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종목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선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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