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액 전년比 30%대 감소했지만 영업이익률은 늘어
다이궁 의존 줄여 매출 줄었으나 체질 개선 효과
송객수수료 10%대 목표…떨어진 매출, 해외시장서 만회
국내 면세업계가 올해 1분기 매출이 줄었음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수익성 개선에 발목을 잡았던 중국 다이궁(보따리상) 송객수수료를 낮추는데 성공하며 영업이익을 개선했기 때문인데 면세업계는 향후 송객수수료를 더 낮춰가겠다는 계획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5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5% 감소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이 37.8% 줄어든 608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세계면세점의 1분기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33.8% 감소한 5112억 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주요 면세점이 공통적으로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건 중국 다이궁의 발길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다이궁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매출 감소가 발생했다는 것이 면세업계의 중론이다. 다이궁은 ‘물건을 대신 전달해주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한국의 면세품을 저렴하게 구매해 중국에서 판매, 시세 차익을 얻는다.
다이궁은 면세업계에서 계륵 같은 존재다. 사드보복, 코로나19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의 유입이 막힌 상황에서 다이궁은 면세점의 매출 창구였다. 하지만 이들의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면세업계는 막대한 송객수수료를 부담해왔다. 송객수수료는 면세점이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구매를 알선한 여행사와 보따리상에 지불하는 수수료를 뜻한다.
면세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다이궁 송객수수료는 10%대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 여행객 발길이 끊기자 다이궁 유치 경쟁이 심해지면서 송객수수료는 지난해 말 매출 대비 40% 후반대로 크게 뛰었다. 2021년 기준 다이궁 송객수수료는 3조8745억 원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수년전부터 다이궁 의존도를 줄여야한다는 게 면세업계 과제로 꼽혀왔다.
송객수수료가 치솟은 상황에서도 면세업계가 마땅한 대책을 찾지 못하자 정부가 나섰다. 관세청은 면세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송객수수료 근절을 내걸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내에 송객수수료 정상화 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12월 윤태식 관세청장은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심화하고 있는 과도한 송객수수료 지급과 같은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국내 면세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면세업계는 다이궁의 발길이 감소하는 등 일부 출혈이 있더라도 올해부터 송객수수료 비중을 기존 40% 후반대에서 30% 초반까지 낮췄다. 그러자 영업실적도 곧바로 개선됐다. 롯데면세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35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흑자전환했다. 이어 신라면세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4% 늘어난 252억 원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면세점도 243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면세업계는 향후 송객수수료를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인 10%대까지 더 낮춰가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에 따른 매출 감소와 관련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실적을 만회하겠다는 게 면세업계의 구상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당장 매출이 줄어드는 출혈이 있더라도 매출의 40% 수준인 송객수수료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매출은 줄어들었어도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늘어났기 때문에 앞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