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에 인수된 대우조선해양이 ‘한화오션’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 출발에 나선다.
대우조선해양은 23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오션플라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을 ‘한화오션’으로 바꾸는 내용을 포함한 정관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에서는 대표이사를 비롯한 사내이사 3명과 기타 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5명 등 9명의 이사와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안건도 가결됐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1973년 대한조선공사 옥포조선소로 출발해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돼 대우조선공업으로 사명을 바꾼 지 45년 만에 ‘대우’ 간판을 내리게 됐다. 또 2002년 대우조선공업이 대우조선해양으로 바뀐 지 21년 만의 사명 변경이기도 하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 대우조선 인수를 처음 시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온 데다, 산업은행이 한화의 대금 분납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인수가 무산됐다.
이후 대우조선 인수에 재도전한 한화는 작년 9월 정부 논의를 통해 인수 주체로 다시 선정됐고, 해외 경쟁당국 승인을 거쳐 올 4월 최종 관문인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승인까지 통과했다.
공정위는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로 함정과 함정 부품 등 방위산업 제품 입찰 과정에서 경쟁 제한 효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경쟁사 차별 및 영업비밀 유출 금지 등 3개 조건을 내걸고 인수를 승인했다.
인수 절차가 완료됨에 따라 경영 정상화 작업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이 사명을 바꾸면 대우 브랜드를 사용하는 국내 기업은 대우건설·타타대우상용차·대우산업개발 정도만 남는다.
이 중 가장 큰 업체는 2022년 2월 중흥그룹에 인수된 대우건설인데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이 “대우건설 사명을 20년간 손대지 않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어 이대로 사명이 유지될 전망이다.
산업계에 대우 간판은 사라지고 있지만 전 대우맨들의 활약은 계속된다. ‘한화오션’으로 탈바꿈하는 대우조선해양의 사내이사로 합류하는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도 김우중 회장 비서실 출신이다.
산업계 곳곳에서 활약하고 있는 대우맨들은 그룹이 해체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매년 3월 22일 한자리에 모여 창립기념일 행사를 치르기도 한다. 대우맨들은 ‘김우중 사관학교’로 불리는 대우세계경영연구회를 설립해 글로벌청년사업가양성사업(GYBM, Global Young Business Manager)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청년들의 글로벌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