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비(非)아파트(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 매매와 전세거래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최근 전세사기 피해가 크게 속출하면서 비아파트 전세 기피현상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살펴본 결과, 1~4월 비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840건(빌라 6131건, 단독 70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6년(1~4월 기준) 이래 가장 적은 거래량이다. 특히 지난해 매매 거래량 1만4175건과 비교하면 51.7% 감소했다.
서울 25개 자치구에서 전년대비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곳은 강서구로 조사됐다.
2022년 강서구의 비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737건이었지만, 2023년에는 600건으로 전년 대비 65.5% 감소했다. 이어 강남구가 391건에서 140건으로 64.2% 감소했고, △금천구 64.1% △송파구 63.0% △양천구 61.8% △도봉구 60.2% △서초구 56.4% △구로구 56.4% △마포구 52.2% 순으로 감소량이 많았다.
전세거래량도 역대 최저를 보였다. 비아파트의 전세 거래량은 지난해 1~4월 5만3326건(빌라 3만2046건, 단독 2만1280건)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지만, 올해 1~4월에는 3만6278건(빌라 2만2282건, 단독 1만3996건)으로 집계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1~4월 기준) 이래 가장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비아파트의 경우 아파트와 비교해 환금성과 가격 상승 가능성이 떨어지는 데다 전세 세입자도 구하기도 어렵게 되자 실수요자는 물론 투자자들도 발길을 돌리면서 역대 최저의 거래량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아파트의 경우 올해 초 부동산 규제가 완화돼 자금 마련에 숨통이 트여 거래량이 살아나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1~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역대 최저인 5085건을 기록했지만, 올해 1~4월에는 9957건으로 전년 대비 95.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세거래량은 올해 1~4월 5만5172건으로 집계돼 2011년 이후(1~4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사기 영향으로 비아파트의 전세 기피 현상이 생겨나면서 갭투자도 사라지고, 매매 거래량도 얼어붙었다”며 “비아파트와 아파트의 주거선호도와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