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조사한 ‘사이버도박 위험군’ 男이 女 2.4배
초·중학생 등 저연령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및 인터넷 과의존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초등학생의 16%, 중학생 20%가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사이버 도박과 관련해선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위험군 비율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는 전국 학령 전환기인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1학년 청소년 127만6789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으로 실시한 ‘2023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 수는 5년 만에 소폭 감소했다. 인터넷 혹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으로 진단된 전체 청소년은 23만634명으로, 조사 대상의 18%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5053명이 감소, 2% 가량 줄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모두에 대해 과의존 문제를 갖고 있는 청소년은 8만1991명으로 전년보다 6132명 줄어 7% 감소했다.
과의존 위험군은 인터넷·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나고 조절에 어려움이 있어 주의가 필요한 수준의 ‘위험사용자군’과, 일상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수준의 ‘주의사용자군’을 각각 지칭한다.
그러나 학년 별로 살펴보면 중학생과 초등학생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오히려 증가했다. 중학생 과의존 위험군은 9만730명으로 전체 중학생의 20% 가량을 차지했으며, 전년 대비 5%(4388명)가 증가했다.
초등학생의 경우 전년 대비 과의존 위험군 수 자체는 7만1262명에서 6만5127명으로 줄었으나 조사 참여 인원 자체도 44만6128명에서 39만9129명으로 줄어, 전체 16% 가량이 과의존 위험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저연령 청소년의 미디어 과의존이 심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올해는 변화하는 청소년 유해환경 대응을 위해 사이버 도박 관련 문항이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진단조사에 포함됐다. 조사 대상인 중·고생 87만7660명 중 사이버 도박 위험군으로 조사된 청소년은 2만8838명으로 전체 3%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중학생 위험군은 1만6309명으로 전체 3.7%에 해당되는 것으로 나타나, 전체 2.9%(1만2529명)인 고등학생 위험군보다 더 많게 나타났다.
성별로 사이버 도박 위험군을 봤을 때는 남자 중·고생이 2만399명으로, 여자 중·고생 8439명보다 2.4배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가부는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전국 청소년상담복지센터 240개소를 통해 상담, 병원치료, 기숙치유프로그램, 부모교육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이 차단된 환경에서 집중치유가 필요한 청소년은 방학 및 주말 중에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치유캠프(중·고생 대상)와 가족치유캠프(초등생 대상)에 참여할 수 있다. 학기 중에도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과 '국립대구청소년디딤센터'에서 상시적인 통합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이버 도박 위험군은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서 개인상담, 집단상담, 재정ㆍ법률 상담서비스 등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사이버 도박 위험군인 동시에 미디어 과의존이라면 1차적으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상담 후 필요시 도박문제예방치유센터로 연계된다.
박난숙 여가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진단조사는 미디어 과의존, 사이버 도박 위험군 청소년을 발굴해 드림마을 등 적절한 치유서비스에 연계하고, 청소년 스스로 건강한 미디어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데 의의가 있다”며 “특히, 올해 첫 시행된 사이버 도박문제 진단과 같이 다양한 매체 역기능에 대응해 청소년 보호가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