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공포’ 北발사체 경보 소동...대통령실, NSC 주재 긴급 대응

입력 2023-05-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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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안보상황점검회의→NSC 상임위 개최
북한 발사 실패...합참 “어청도 서반 200여km 해상에 낙하”
서울시 새벽 경계 발령 문자로 시민들 대혼란
美·日 북한 일제히 규탄...“모든 국가들 이번 발사 규탄하라”

▲합참은 31일 오전 북한이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북한이 위성 탑재를 주장한 발사체를 쏜 것은 지난 2016년 2월 광명성호 이후 7년 만이다. 사진은 3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는 모습. (뉴시스)

북한이 31일 새벽 남쪽 방향으로 ‘북 주장 우주발사체’를 쏘면서 이른 아침부터 서울 일대가 혼돈에 빠졌다. 대통령실은 즉각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가 이후 NSC(국가안전보장회의)로 전환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긴급 NSC상임위원회가 열고 “북한의 소위 위성 명목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보실은 합참의 상황보고를 받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오늘 오전 6시 29분 ‘北 주장 우주발사체’ 발사 직후 첫 보고를 받았으며, 이후에도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6시 29분경 북한 평안북도 동창리 일대에서 남쪽 방향으로 발사된 ‘북 주장 우주발사체’ 1발을 포착했다”고 발표했다. 전날(30일) 북한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계획이라고 공표한 지 하루 만이다.

대통령실은 NSC 상임위원들이 “이번 발사는 성공 여부와 무관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이를 규탄했다고 전했다. 북한의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예의주시하며 동맹 및 우방국들과 공조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날 NSC 상임위원회에는 조태용 안보실장과 권영세 통일부 장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규현 국가정보원장, 장호진 외교부 1차관, 김태효 NSC 사무처장, 임종득 안보실 2차장 등이 참석했다. 북한 발사체가 실패한 것으로 확인되자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취임 직후인 5월 25일과 11월 2일 등 북한의 고강도 도발이 있을 때는 윤 대통령이 직접 NSC를 주재해왔다.

이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는 실패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보도에서 “국가우주개발국은 주체112(2023)년 5월 31일 6시 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됐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다”며 “‘천리마-1’형은 정상비행하던중 1계단 분리후 2계단 발동기의 시동비정상으로 하여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조선서해에 추락했다”고 전했다.

합참도 이날 발사체에 대해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방 200여㎞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다”고 밝히면서 조선중앙통신 보도와 맥을 같이 했다.

▲북한이 31일 오전 6시29분께 남쪽 방향으로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면서 서울시가 보낸 위급재난문자를 두고 행정안전부는 ‘오발령’이라고 정정했다. (연합뉴스)

하지만 서울시가 이른 시간 경계경보 발령 문자를 시민들에게 보내 시민들은 격랑에 휩싸였다. 서울시는 오전 6시 41분경 ‘오늘 6시 32분 서울지역에 경계경보 발령.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피할 준비를 하시고 어린이와 노약자가 우선 대피할 수 있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는 재난 문자를 보냈다. 재난 문자 발송 직후 ‘국민 포털’ 네이버가 먹통이 되고, 문자를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일이 벌어졌다.

서울시는 오전 7시 25분경 ‘북한 미사일 발사로 인해 위급 안내문자가 발송되었다. 서울시 전지역 경계경보 해제되었음을 알려드린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일상으로 복귀하시기 바란다’는 안전 안내문자를 보냈다. 약 44분 만에 서울시발 경계경보 발령 소동은 일단락됐지만, 재난 대응이 미흡하다는 지적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편, 북한이 유엔(UN) 안보리 결의안 위반을 거듭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 목소리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일본 등 동맹국들은 이날 앞다퉈 비판 성명을 내며 북한을 규탄하고 나섰다.

미 백악관은 이날 애덤 호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국가안보팀은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모든 국가들은 이번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이 진지한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일련의 행동은 일본과 지역,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위반”이라며 “중국 베이징 대사관 경로를 통해 북한에 엄중히 항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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