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정유정이 피해자를 살해한 후 시신을 담은 가방을 유기할 당시 그를 태웠던 택시 기사 A 씨는 최근 주변에 불안을 호소하며 생업을 중단했다. 동료 택시 기사는 “(A 씨가) 현재 일 안 하겠다고 잠시 피신해 있겠다고 하더라”고 매체에 전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오후 경남 양산 한 공원에 시신을 유기할 당시 시신 일부를 여행용 가방에 담은 뒤 택시로 목적지에 도착해 가방을 유기했다. A 씨는 정유정이 혼자 여행 가는 여성으로 생각했지만 트렁크에서 가방을 꺼내다가 가방에서 새어 나온 물기가 혈흔임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에서 정유정은 정상 범주에 들지 못하는 ‘비정상적 특이성향’을 갖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총 20개 문항으로 구성됐고 40점 만점이다. 한국은 통상 25점 이상, 미국은 30점 이상일 때 사이코패스로 간주한다. 사이코패스 진단은 점수 외에 대상자의 과거 행적과 성장 과정, 정신건강의학과 진단, 과거 범법 행위 등의 자료와 프로파일러 면접 결과 등을 근거로 임상 전문가가 종합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경찰은 정유정이 범행을 자백했지만 여전히 범행 동기가 명확하지 않다고 보고 보강 수사 차원에서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를 진행했다. 2일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정유정의 구속 기한이 끝나는 11일까지 수사를 진행하고 필요하면 구속 기한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계획이다.
한편 범죄심리 전문가인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정유정이 검거되지 않았다면 피해자인 양 일정 부분 피해자 집에서 생활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5일 YTN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정유정이 안 잡혓다고 가정 했을 때 또 다른 살인을 저질렀을까’ 질문에 “그 대목은 지금 굉장히 예측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일단 피해자가 혼자 사는 여자였고, 지금은 일단 집이 빈 상태였다. 정유정이 피해자의 물건인 휴대전화나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검거되지 않았으면 (정유정이) 그 피해자인 양 일정 부분 그 집에서 생활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이 교수는 정유정이 일반 사이코패스와 다르다는 점을 꼽으면서 평상시 동경하던 대상에 학부모인 척 접근해 교복까지 입고 접선하는 등 수고롭게 접근했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 교수는 “정유정이 선택한 피해자는 일류대를 나온 영어 선생님이었다. 어쩌면 자기가 되고 싶었던 모습일 수도 있기에 동경의 대상을 피해자로 선택하고 그 사람을 마지막까지 기망하기 위해서 교복까지 중고로 사다가 입고 갔다”며 “교복은 여러 가지로 불편함을 유발하는 의복이다. 혈흔 같은 게 쉽게 묻기도 하는데 어떻게 보면 유용하지 않은 선택을 한 것은 이 사람의 욕구와 상당히 밀접한 연관성이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평상시 자기가 가장 열등감이 있었던, 자존감이 결핍되어 있었던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가장 이상적인 타입을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