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빌라이저 미설치로 피해 일으켜”
볼티모어, 클리블랜드 등 주요 도시 고소 대열에 합류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욕시는 이 같은 내용의 소장을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했다. 소장에는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판매된 이들 차량 대부분에 ‘이모빌라이저(차량 도난 방지 장치)’가 설치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담겼다. 이를 두고 뉴욕시는 ‘거의 유일무이한’ 경우라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징벌적 손해배상소송 형태로, 청구액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미 볼티모어와 클리블랜드, 밀워키, 샌디에이고, 시애틀 등이 같은 혐의로 고소한 상태에서 미국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뉴욕까지 합류하면서 현대차와 기아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양사가 도시들로부터 소송을 당한 건 지난해 소셜미디어 틱톡에서 유행했던 ‘절도 챌린지’와 관련 깊다. ‘기아 보이즈(Kia Boyz)’라고도 불리는 이 유행은 미국 청소년들이 비교적 절도가 쉬운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훔쳐 달아나는 것을 영상으로 인증하는 것으로, 수많은 고객이 피해를 봤다.
뉴욕시의 경우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 차량 도난 신고 건수가 전년 대비 두 배로 급증했고, 올해 역시 첫 4개월 동안 977건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48건에서 크게 불어났다. 반면 BMW와 포드,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닛산, 도요타자동차의 절도 피해는 올해 들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뉴욕시는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자동차를 훔치는 방법을 보여주는 틱톡 영상은 차량 절도와 범죄, 무모한 운전, 공적 피해에 대한 수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2월 현대차와 기아는 이모빌라이저가 없는 미국 차량 830만 대에 대한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엔 절도 피해자들과의 집단소송에서 2억 달러(약 2599억 원)를 배상하는 것으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