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대사 도발에 ‘살얼음판’…안보실 “상호존중 기본”·외교부 “비상식적 언행”

입력 2023-06-09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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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를 방문해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악수를 하고 있다. 이날 이 대표와 싱 대사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저지를 위한 공동대책 마련 방안, 양국 간 경제협력 및 공공외교 강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투데이DB)

윤석열 정부가 9일 중국에 반발하고 나섰다. 전날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한다”며 도발적인 발언을 해서다.

외교사절로서는 이례적으로 노골적인 도발이라 용산 대통령실부터 즉각 반응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국립외교원·통일연구원·한국국방연구원이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연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 외교·안보·통일 분야 평가와 과제' 공동학술회의 기조연설에 나서 싱 대사를 겨냥해 “국가 간 관계는 상호존중이 기본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실장은 “윤석열 정부는 국익을 중심에 두고 원칙과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한다. 중국과의 관계도 다를 바 없다”며 “대한민국의 신장된 국력에 걸맞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당한 외교를 통해 건강한 한중관계를 만들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조 실장은 기조연설 이후 한중관계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하는 취재진 질문에 “외교부가 잘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에 따라 외교부는 싱 대사를 초치해 경고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장호진 1차관은 같은 날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 싱 대사를 불러 문제의 발언을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 언행’이라 규정하며 엄중 경고와 강력한 유감을 표명했다. 또한 싱 대사가 다수 언론 앞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건 외교사절의 우호 관계 증진 임무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 위반이자 내정간섭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싱 대사에 “한중 양국 국민의 신뢰와 존중이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가 최근에 많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한국 입장에서 중국이 최대 흑자국에서 적자국으로 전환되면서 경제가 매우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이에 싱 대사는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고, 최근 한국의 대중국 무역 적자가 확대되는 문제를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일각에선 탈중국화 시도를 중요한 원인으로 설명한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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