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전수 등 현지 인력 양성 나설 듯
희토류 등 금속자원서 중국 의존도 줄이겠다는 의도
도시광산은 폐전자제품에서 금속자원을 뽑아 재활용하는 신종 산업을 말한다. 일례로 기존 금광에서는 1톤 채굴 시 금 확보량이 5g에 불과하나 스마트폰에서는 400g을 얻을 수 있는 등 최소 4배에서 80배에 달하는 높은 효율 때문에 주목받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 헬스케어, 전기차,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서 금속 수요가 급증하면서 자원 개발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달 첫 대상국을 선정, 해당 국가에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 기술자들에게 가전 분해나 전자기판 확보방법과 관련한 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재활용 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동남아에서 제도와 체계를 정비하는 것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회수한 금속자원 일부를 자국에서도 이용하겠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최종 목표다. 대상국은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경제 규모가 크고, 폐전자기기가 많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폐전자제품 전자기판에는 중요한 금속자원이 다량 포함돼 있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거의 재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유엔에 따르면 2019년 아시아 지역에서 나온 전자기기 쓰레기는 전 세계 절반 수준인 2490만 톤에 달했지만, 재활용률은 11.7%에 그쳤다.
지난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는 “중요 광물 자원의 국내외 재활용을 추진한다”는 문구가 담겼으며 G7 회원국들이 약속한 총 130억 달러(약 17조 원) 광물자원 확보 지출에는 도시광산 사업도 포함됐다. 닛케이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이미 물밑에서 여러 나라와 협상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일본이 이처럼 발 빠르게 도시광산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금속자원 확보 루트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은 리튬이나 희토류 등의 수입을 중국과 같은 일부 주요 생산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이에 동남아 등 타국과 협력해 공급망 다각화를 추진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중요 광물 수입에 있어서 중국 의존도를 줄인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일본 산업계는 2010년 중국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분쟁’ 이후 희토류 수출을 막아 큰 피해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