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엔 ‘성추문 입막음 돈’ 관련 혐의로 기소
국가기밀 불법 반출 혐의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법원에 출석해 제기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으로 부인했다. 기소인부 절차는 재판에 앞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얀 셔츠와 네이비 블루색 양복에 빨간 넥타이를 착용한 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법원에 출석했다. 법원 앞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 모여있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애미 경찰 당국은 군중이 최대 5만 명이 몰릴 가능성에 대비하기도 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절차상 이날 체포돼 구금 상태였지만, 기소인부 절차를 진행한 조너선 굿맨 판사는 그가 도주 위험이 없다고 판단해 석방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기소된 월트 나우타 보좌관과의 소통은 금지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변호하는 토드 블란치 변호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는 확실히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호사인 알리나 하바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백악관에서 근무한 나우타 보좌관도 무죄를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반출한 기밀 문건을 다른 장소에 숨기는 등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마러라고 자택으로 불법 반출·보관한 혐의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했다. 9일 공개된 총 49장 분량의 기소장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31건 혐의를 비롯해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군의 유사작전 계획이나 핵전력 등 ‘최고 기밀’로 지정된 문서도 소지한 혐의도 포함된다.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연방 검찰에 의해 형사 기소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 8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로리다 저택을 수색해 다수의 기밀문서를 압수했다.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형사기소 사건은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서 첫 심리 이후 남부 플로리다 연방 지방 법원 웨스트팜비치 지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판 개시까지는 1년 이상 걸릴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 인부 절차를 끝낸 후 뉴저지주의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으로 향했다. 그는 이날 저녁 이 골프클럽에서 공식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 출석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서 “오늘은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슬픈 날 중 하나”라며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기소는 3월에 이은 두 번째 기소가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3월 말 뉴욕 지방법원에 출석해 2016년 대선 직전 자신에 대한 성추문을 막기 위해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입막음 돈’을 지급하면서 회계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뉴욕 맨해튼 지검으로부터 기소당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