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금리 0.25%p 인상...추가 인상 시사
미국·독일,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 발생
12차례 금리 인상한 뉴질랜드, 경기 침체 돌입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중앙은행들이 물가를 잡겠다며 이어온 긴축 기조가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경치침체 우려가 긴축 기조 ‘엔드게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는 1%대 상승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지난해 4월 이후 1년 2개월 만에 4400선을 돌파했다. 미국 언론은 이날 뉴욕증시 상승 원인으로 ‘시장이 연준을 믿지 않았다’는 점을 꼽았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으로 동결하면서 시장의 예상보다 많은 연내 2회 추가 금리를 예고하는 등 매파적 입장을 보였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도 8회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연 3.75%에서 연 4%로 0.25%포인트(p) 올리면서 7월 추가 인상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짚었다.
시장은 이들 중앙은행의 긴축기조 ‘엔드게임’에 회의적인 분위기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요 중앙은행들이 추가 금리 인상 여력이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물론 유럽의 경제 대국인 독일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년물 금리보다 낮게 거래되는 등 시장의 금리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날 미국의 경우 2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4.68%, 3.74%를 기록해 0.9%p 수준의 역전이 발생했다.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은 대표적인 경기 침체 선행 지표 중 하나다.
그간 1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긴축 기조에 앞장섰던 뉴질랜드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서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자산운용사 GAM인베스트먼트의 찰스 헵워스 투자 디렉터는 “중앙은행들은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져 있는데도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정책 실수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연준도 믿는 구석은 있다. 미국 경제가 추가 금리 인상을 버틸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매판매도 전월 대비 0.3% 증가한 6866억 달러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반면 미국의 5월 산업생산은 계절조정 기준 전월 대비 0.2% 감소해 시장이 예상한 보합 수준보다 부진했다.
HSBC 자산운용의 조지프 리틀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현시점에서의 위험은 시차가 있는 경제 지표에 집중해 정책을 과도하게 긴축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지난 몇 차례의 긴축 사이클을 ‘정책 오류’로 되돌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