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플라스틱'과 'Re플라스틱'으로 나뉜 국가진영…플라스틱 오염 종식 의지는 '동일'
18일 환경부에 따르면 미세 플라스틱은 통상적으로 5㎜ 미만의 플라스틱 조각과 입자를 말한다. 세정제, 세탁세제 등 제품에 함유된 플라스틱은 1차(의도적) 미세플라스틱으로 불리며 우리나라에선 지난해부터 사용이 금지됐다.
다만 환경으로 배출된 플라스틱이 자연 상태에서 햇빛, 바람, 파도 등에 의해 풍화되면서 생기는 2차(비의도적)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강이나 바다 등 여러 환경매체에 분포된 정확한 양을 추정하기 어렵다.
미세 플라스틱은 작은 물고기 등부터 섭취되기 시작해 먹이 사슬을 통해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최종적으로는 사람에게까지 전달돼 인체에서도 발견된다.
한국소비자원의 '먹는샘물 내 미세플라스틱 안전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미세플라스틱 크기가 150㎛(마이크로미터) 이하이면 소화관 내벽을 통과할 수 있고, 0.2㎛ 이하이면 체내 조직으로 흡수돼 국부적 면역체계 이상, 장 염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가 제시됐다. 간, 심장, 폐, 뇌 등으로 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인체의 모든 기관과 조직이 미세플라스틱에 오염돼 있다는 연구, 섭취된 미세플라스틱이 뇌 안에 축적돼 신경독성 물질로 작용한다는 연구, 엄마가 섭취한 초미세플라스틱이 모유 수유를 통해 자녀에게 전달되고 자녀의 뇌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 입자 그 자체로도 위험하지만, 전염병 매개체의 역할도 하고 있다. 미세 플라스틱 표면은 미생물, 박테리아 등이 잘 자라는 번식지로 북해와 발트해에서 채취한 미세 플라스틱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비브리오균이 붙어 있는 것이 확인됐다.
생존의 문제로 인식되면서 국제 사회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는 지난해 3월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법적 구속력 있는 국제협약을 마련하기로 약속했다. 이달 초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차 회의가 끝났으며, 올해 11월 케냐 3차 회의, 내년 상반기 캐나다 4차 회의를 거쳐 2024년 하반기 한국에서의 5차 회의에서 협약이 성안될 전망이다.
물론, 아직 국가적 입장 차이는 존재한다. 아프리카와 유럽연합 등은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이고, 유해한 플라스틱 종류는 생산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No플라스틱'이다. 반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중국 등은 플라스틱 재활용과 폐기물 정화 작업에 집중하는 'Re플라스틱'의 입장을 취한다.
2차 회의에 교체 수석으로 참석한 김승희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국가적으로 입장차는 존재하지만, 모든 참가국이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해야 한다는 목표에는 공감했다"라며 "앞으로 남은 회의를 통해 각 국가의 입장차를 좁히는 협상을 진행하게 되고, 우리 역시 내년 말 국제협약 성안을 위해 적극적으로 회의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