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건설사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중견사들의 주 수익원인 분양시장이 한파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과거 ‘벌떼입찰’건으로 중견 건설사를 정조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부 중견사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조달도 여의찮아 ‘고난의 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신규 택지지구 내 중견사 미분양 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대방건설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 내놓은 ‘디에르트 더 퍼스트’는 평균 1.1대 1로 무더기 미달됐다. 또 중흥건설이 경기 화성시 동화지구에 짓는 ‘중흥 S클래스 센트럴에듀’ 역시 4월 분양 당시 0.5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1순위 청약에 실패했다.
전국 신규 택지지구에서 중견사들의 신규 단지 미분양이 줄을 잇자 영업이익도 급감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1분기 기준 도급순위 34위인 신세계건설은 108억7000만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43위 HJ중공업도 1분기 110억 9100만 원의 손실을 봤다. 영업이익을 기록한 중견사도 대부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 수준의 영업익을 거뒀다.
또 신용평가사는 중견사인 태영건설과 한신공영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모두 미분양 증가에 따른 자본 부담이 이유였다.
향후 중견사 경영 전망도 안갯속이다. 공정위는 호반건설 계열사가 벌떼입찰로 공공택지를 받은 뒤 총수 아들 소유 회사에 넘긴 것을 부당 내부거래로 규정하고 과징금 608억 원을 부과했다. 공정위는 국토부 의뢰로 중흥건설과 우미건설, 대방건설, 제일건설 역시 벌떼입찰 혐의로 조사 중이다.
한 중견사 관계자는 “벌떼입찰 제재로 입찰 조건 등이 까다로워져 신규 택지를 낙찰받기 더 어려워졌다”며 “미분양 증가에 자금 조달과 택지 입찰 어려움까지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