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옥수수, 자급자족 가능 판단
GMO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강해
미국 “멕시코, 자유무역협정 위반” 경고
멕시코 정부는 전날 저녁 관보를 통해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이날부터 관세를 적용하며 이 조치는 올해 말까지 유효하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인플레이션 대응 차원에서 지난 6개월간 미국산 GMO 하얀 옥수수를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었다. 하얀 옥수수는 멕시코 국민 주식인 토르티야 원재료다.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지난달 5.84%를 기록, 통제 범위에 들어왔다고 판단되자 면세 범위에서 GMO 흰 옥수수를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하얀 옥수수가 자급자족이 가능한 곡물이라는 점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시행령에 대해 “(면세 조치가) 국내 시장의 인플레이션 완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기 때문에 이를 없애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멕시코는 미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옥수수를 수입하고 있다. 특히 소스나 동물용 사료에 쓰이는 노란 옥수수의 수입 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최근 멕시코의 미국산 사료용 GMO 노란 옥수수 수입 물량은 연간 30억 달러(약 3조9300억 원)에 이른다. 멕시코는 흰 옥수수에 이어 GMO 노란 옥수수에 대해서도 비슷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
멕시코의 이번 관세 부과 방침이 가뜩이나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두고 최근 3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와 무역분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AP는 지적했다.
멕시코 내에서는 GMO 옥수수가 토종 품종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에 멕시코 정부는 궁극적으로 2024년까지 GMO 옥수수 수입과 유통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멕시코의 이러한 우려가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북미 지역 무역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거듭 경고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USMCA에 따른 법적 대응을 경고하기도 했다. USMCA는 2020년 발효한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 간 자유무역협정이다.
이달 초 캐나다는 멕시코의 GMO 옥수수 수입 제한과 관련해 미국의 요청에 따라 무역분쟁 관련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 멕시코는 무역 제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