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부터 모든 투자상품에 위험등급 매긴다…판매사 책임 확대

입력 2023-06-26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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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투자성 상품 위험등급 규율 강화’ 세미나
금융위 “위험등급 산정 기준ㆍ체계 마련한 가이드라인 2024년 1월부터 시행”

▲26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투자성 상품 위험등급 규율 강화' 세미나가 개최됐다. (김예슬 기자 viajeporlune@)

내년 1월부터 주식과 채권을 비롯한 모든 투자성 금융상품에 대한 위험등급 산정이 의무화된다.

금융위원회는 26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세미나에 참석해 ‘투자성 상품 위험등급 산정 가이드라인’을 내년 1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가 마련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반 금융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모든 투자성 상품에 대해 위험등급을 산정하고, 금융회사별로 상이했던 등급 체계도 1~6등급으로 일원화된다. 위험등급을 산정할 때는 시장위험뿐만 아니라 발행사의 신용위험, 환율위험, 유동성위험 등도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공모펀드는 변동성 측정 방법을 표준편차 기준에서 VaR(Value at Risk·발생 가능한 최대손실금액) 기준으로 변경했고, 사모펀드는 가급적이면 벤치마크의 수익률을 활용해 평가하되 불가능한 경우에는 최저 2등급 이상으로 위험등급을 부여해야 한다.

주식의 경우 원칙적으로 2등급을 적용하고, 비상장주식이나 투자주의·경고·관리종목은 1등급을 부여하도록 기준을 세웠다. 채권은 발행사의 신용등급에 따라 위험등급을 산정하되 보증부채권은 보증기관의 신용도를 고려하도록 했다.

이밖에 회사가 자율적으로 산정했던 특정금전신탁, 투자일임계약, 장내파생상품 등에 대한 위험등급 산정 기준도 마련됐다.

또한 원칙적으로 판매사가 위험등급을 직접 산정해 최종적인 책임을 판매사가 지도록 규율했다. 제조사가 정한 위험등급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해당 등급을 사용하되, 판매사와 제조사 간 위험등급이 다를 경우 적정성을 확인하는 내부통제기준도 마련하도록 했다.

이은진 금융위 금융소비자정책과 사무관은 “금융회사가 자율적으로 산정하는 과정에서 통일된 기준 없다 보니 실제 위험도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며 “상품별 특성이 달라 가이드라인에 담기 어려운 부분은 금융투자협회의 표준투자권유준칙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봉헌 금융투자협회 자율규제본부장은 “표준투자권유준칙에는 기존 상품의 위험등급에 대한 재검증 예시를 마련하고, 조건부자본증권에 대한 위험등급 산정 기준을 추가할 예정”이라며 “현재 증권사들이 고객의 투자 성향을 5단계로 분류하고 있는데 상품 위험등급 체계에 맞게 6단계로 변경하는 개정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했다.

위험등급 산정 의무화에 따른 우려가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가이드라인이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위험등급을 제대로 산정하지 못했을 때 판매사의 법적 책임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판매사가 위험등급 산정을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고 책무구조에 따라 권한은 위임할 수 있지만 책임은 위임할 수 없다”며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를 마련하면 일정 부분 면책할 수 있도록 개정안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형사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이드라인은 신용등급이 ‘BBB+’ 이하인 회사에 한해서만 종합위험등급이 상향될 수 있도록 설계됐는데, 현재는 BBB+ 이하의 증권사가 없어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위험등급 산정을 위한 데이터 산출, 위험등급 검증 과정에 따른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고 보면서 유관기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인프라 기관은 시장과 신용 위험등급 산출에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고객 위험성향에 맞는 투자 포트폴리오가 제시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도연 코스콤 경영전략본부장은 패널 토론에서 “인프라 기관을 활용하면 자동화된 시스템을 통해 등급 관리의 적시성, 업무 절차 자동화, 위험등급 산정 시 오류를 최소화할 수 있다”며 “판매사 간 등급 불일치를 사전에 방지하고, 가이드라인을 모니터링하는 등 감독기관과 동일한 시각으로 접근해 부담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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