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반도체 업종 비중 확대해야…'9만전자' 간다"
반도체 시장 풍향계로 불리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컨센서스를 웃도는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반도체 업황 낙관론이 짙어지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으며, SK하이닉스도 ‘12만닉스’ 안착을 눈앞에 두게 됐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7만3400원까지 상승했다. 52주 최고가다.
이달 5일 세웠던 52주 신고가인 7만2700원을 다시 한번 경신했다. SK하이닉스도 3시 19분 현재 2400원 오른 11만6700원에 거레중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호실적 발표 덕분으로 풀이된다. 28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미국 회계연도 기준 3분기(3~5월)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37억5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57% 하락한 수치지만 월가의 컨센서스(추정치)인 36억5000만달러를 뛰어넘었다.
예상보다 회복세가 빨라지자 가이던스도 상향됐다. 마이크론은 오는 4분기 매출액이 4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시장 전망치는 38억7000만달러였다. 마이크론은 주요 IT기업들이 보유 재고를 차츰 소진하면서 구매로 돌아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메모리 업계가 바닥을 통과했다고 믿는다”며 “업계 수급 균형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오는 8월부터 감산에 따른 공급 감소로 산업 수급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반도체 업종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 낙관론이 이어지면서 ‘8만전자’를 넘어서 ‘9만전자’를 향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29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로 9만4000원을 제시했다. 반도체 업황 회복으로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이 예상되고, 파운드리 사업 확대로 밸류에이션 상승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공급자 우위 구도로 변모할 것”이라며 “반도체 실적 개선에 따라 삼성전자 올해 영업이익은 8조6000억원에서 내년엔 25조6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서 연구원은 “2024년 GAA 3나노미터 2세대 공정에 기반한 파운드리 사업 확대로 향후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 상승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KB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주가 9만5000원을 이달 23일 제시했다. IBK·유안타·SK·키움·유진투자 등도 9만 원대 목표가에 동참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올 4분기부터 북미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에 HBM3 공급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돼 AI 서버용 메모리 시장 진입이 기대된다”면서 “2분기 D램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돼 재고 감소에 따른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 분기 실적은 1분기에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삼성전자 D램 출하량이 기존 전망치를 상회하는 가운데 재고 감소도 시작돼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추가 이익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