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 2억 달러 몰리며 주가 300% 뛰어
회생 계획 기대로 개미들 공격적 투자
“밈주식 돌연변이 현상”
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가정용품 소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의 주식 거래대금이 5월 초 이후 지금까지 2억 달러(약 2600억 원)에 달했다. 최근 한 달간 일일 평균 거래액은 480만 달러에 이른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회사가 올해 4월 말 파산 보호를 신청하고 5월 초 상장 폐지했다는 점이다. 현재 주식은 이른바 ‘핑크 오픈 마켓’으로 불리는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해당 장외시장에서 BB&B 주식은 일일 평균 1800만 주가량 거래되고 있다. 높은 거래량에 힘입어 BB&B 주가는 상폐 이후 300% 가까이 뛰었다. 사실상 가치가 없어진 주식에 거래량이 몰리며 또 다른 ‘밈주식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밈주식(Meme Stock)’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주식을 말한다. FT는 “BB&B 채권은 달러당 2센트 미만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는 주식이 아무런 가치가 없다는 것을 가리킨다”고 지적했다.
BB&B는 2021년 게임스톱 사태 당시 월가 헤지펀드의 공매도에 반발한 개인투자자들의 집중 매수로 주가가 폭등하면서 미국 증시에서 대표적인 ‘밈주식’이 됐다. 가뜩이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들이 직격탄을 맞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커진 주식 변동성은 회사 경영에 독이 됐고 결국 파산에 이르게 됐다.
전문가들은 장외시장에서 휴지 조각과 같은 BB&B 주식 인기가 폭발하고 있는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을 꼽고 있다. FT는 최근 레딧을 통해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BB&B의 회생 계획에 대한 추측성 글들이 공유되고 있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BB&B 종목을 다룬 앤서니 추쿰바 루프캐피털마켓 애널리스트는 “이는 밈주식 현상의 연장 선상에 있으며 거의 돌연변이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BB&B는 파산 보호 신청 당시 총 자산이 44억 달러, 부채는 52억 달러 있다고 보고했다. 지난주부터는 BB&B라는 기존 사명도 쓰지 못하게 됐다. 온라인 소매업체 오버스탁닷컴(Overstock.com)이 2200만 달러에 BB&B의 지식재산권을 사들여 자사 웹사이트 명칭을 BB&B로 변경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BB&B로 사명을 바꾼다는 계획에 오버스탁탓컴 주가도 최근 3개월간 60% 넘게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