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비트코인 ETF 상장 재신청
JP모건 “SEC 승인 가능성 커져”
채권·펀드 토큰화하려는 움직임 계속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연일 가상자산 시장에 규제를 이어가도, 월가의 가상자산과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은 계속되고 있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비트코인 ETF 상장을 다시 신청했고, JP 모건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을 확대하는 등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겨울) 속에도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블랙록은 3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ETF를 다시 상장 신청했다. 블랙록에 이어 피델리티와 반에크·인베스코·위스덤트리 등 다른 대형 운용사들도 비트코인 기반 ETF 상장을 재신청한 상태다.
월가는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 가능성에 자신감을 보이며, SEC가 한날한시에 각사의 ETF 상장을 승인해줄 가능성이 있다고 점친다. JP모건은 최근 리서치 보고서에서 “비트코인 ETF를 신청한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서류 재제출로 SEC 승인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래리 핑크 블랙록 CEO는 지난 5일(현지시간)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금융 시스템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다. 블랙록의 목표는 비트코인 거래 개혁"이라며 "이를 위해 SEC와 긴밀하게 협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것을 일종의 기회로 보고 있다. SEC 역시 블랙록의 ETF 상장 신청을 가상자산 대중화 과정으로 봤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JP모건은 지난달 기업 고객들이 유로를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플랫폼을 확대했고, 이미 7850억 달러 규모를 거래한 토큰 증권 거래 플랫폼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11월에 출시한 디지털 자산 플랫폼 오닉스(Onyx)를 통해 토큰 증권 발행을 늘릴 계획이다.
골드만삭스는 블록체인 기술이 완전히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걸리지만,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보안 위험을 감소시키는 등 더 거래 정밀성을 높이는 데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JP모건의 블록체인 및 오닉스 사업 담당 책임자인 타이론 로반은 블룸버그에 "모든 것이 갑자기 일어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고 규제를 받는 금융 기관의 관점에서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수년간 노력했고, 이제 그 결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월가는 가상자산 거래 자체나 코인 발행보다는 비트코인 ETF 상품이나 기존 금융 시장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어떻게 거래를 효율적으로 발전시켜 나갈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직 미국 내 규제 불확실성과 시장의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채권이나 펀드를 토큰화하려는 움직임이 지배적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제외 알트코인을 다루는 데에도 매우 보수적이다. 시타델과 피델리티, 투자은행 슈왑이 투자해 최근 출시한 가상자산 거래소 EDX 마켓은 7월 현재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단 4개의 가상자산만 거래 중이다. 피델리티 자체 플랫폼에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만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