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요청에도 민간인 피해 우려에 그간 지원 보류
‘대반격’ 성과에 지원 결정…“불발탄 확률 3% 미만”
미국이 민간인 피해 우려 때문에 지원을 보류했던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AP통신은 6일(현지시간)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7일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비롯해 총 8억 달러 규모의 추가 군사 지원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모자폭탄’ 또는 ‘강철비’라고도 불리는 집속탄은 하나의 폭탄 안에 수많은 자폭탄이 포함돼 있다. 전투기 등에서 투하해 상공에서 폭파하면, 그 안에 있던 수많은 자폭탄이 주변에 흩뿌려져 목표물을 동시다발적으로 공격한다.
위력이 엄청난 무차별 살상 무기이기도 하지만, 민간인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살포된 일부 소형 폭탄은 불발 상태로 남기도 하는데, 민간인이 땅속에 묻힌 폭탄을 잘못 건드려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집속탄 사용은 국제 사회에서 논란이 크며, 상당수의 국가는 이미 집속탄의 사용을 중단했다. 120개 국가는 2010년 집속탄 사용·제조·보유·이전을 금지하는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했다.
다만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는 이 협약에 서명하지 않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전쟁에서 이미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작년부터 집속탄 지원을 요구해왔다. 우크라이나는 지뢰를 부설하거나 참호를 파 수비를 강화하는 러시아를 공격하는 데 집속탄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봤다.
미국은 그동안 민간인 피해를 우려해 제공을 망설였지만, 최근 방침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대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선전하고 있으며, 전세역전의 적기에 지원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된 물음에 “미국은 오랜 기간 집속탄 지원에 대해 검토해왔다. 오늘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만약 우리가 이 무기를 지원하게 된다면 불발탄 확률이 낮은 폭탄을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이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집속탄의 불발탄 확률은 3%를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