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러닝타임(Running Time)은 ‘연속되는’, ‘지속되는’이라는 뜻의 형용사 ‘러닝(Running)’에 시간을 의미하는 명사 ‘타임(Time)’을 결합한 것이다. 영화가 지속되는 총시간을 의미하는 만큼 우리말 ‘상영시간’으로 손쉽게 바꿔 표현할 수 있다.
같은 원리로 맥락을 유추할 수 있는 또 다른 영화 용어는 '러닝 게런티'(Running Guarantee)다. 유명 감독, 정상급 배우, 유력 시나리오 작가 등 영화 제작의 핵심 인력이 기본 출연료 외에 흥행 결과에 따라 추가 보수를 지급받는 방식을 의미한다. 사전에 지나치게 부풀린 몸값을 부르기보다 흥행 결과에 따른 보상을 받아간다는 점에서 합리적인 계약 방식으로 평가받는다.
배우 이정재도 명대사 "내가 왕이 될 상인가"를 남긴 '관상'(2013)의 수양대군 역 출연 당시 ‘러닝 게런티’를 약속받았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이병우 음악감독 섭외비가 모자란다는 제작진의 말을 듣고 자기 출연료 5000만 원을 삭감하는 대신, 작품이 흥행할 경우 추가 보수를 지급받기로 했다고 한다. 작품이 900만 관객을 넘어서며 크게 흥행한 덕에 “오히려 훨씬 이득이 됐다”고 전했다.
이때 '러닝 게런티'는 형용사 '러닝’(Running)과 명사 ‘게런티'(Guarantee)를 합친 말이다. 직역하면 '연속적인 보수'인데, 출연료를 사전에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흥행이 뒤따를 경우 추가적인 보상을 한다는 맥락이 반영된 것이다. 이 용어는 우리말 '흥행보수'로 대체할 수 있다. 의미상 어긋남이 없으면서 알아듣기에도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