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IPO 가뭄” 월가 대형은행, 실적 선방에도 ‘IB 사업부’ 침체 여전

입력 2023-07-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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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은행, 경제 불확실성 영향에 IB 수수료 수입 감소
전 세계 M&A 총액, 전년비 약 39% 감소

▲뉴욕 타임스스퀘어 전광판에 모건스탠리 회사 로고가 보인다. 뉴욕/AP뉴시스

월가 대형은행들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며 선방하고 있지만, 여전히 투자은행(IB) 사업은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모건스탠리는 이날 2분기에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 가까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트레이딩 수익이 22% 감소한 가운데 몇 개 분기 사이에 급감했던 IB 수수료 수입을 회복하지 못한 영향이었다. 다만 2분기 자산관리 부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6% 급증하며 실적 선방을 뒷받침했다.

다른 은행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다른 사업부들의 성적이 IB 사업 부진을 상쇄한 덕에 전문가 전망치를 웃도는 전체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주에 실적을 발표했던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이 대표적이다. 이들 두 은행은 전체 2분기 실적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이 기간 부진한 트레이딩과 IB 사업부 성적을 보고했다. 특히 JP모건과 웰스파고는 예대마진 확대 등의 영향으로 2분기 50~60%대 순이익 성장세를 기록했다.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골드만삭스 역시 순이익이 반 토막 넘게 줄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다른 대형은행들에 비해 소매은행 사업 비중이 작고 IB 사업 비중이 높다.

이처럼 월가 주요 은행들이 IB 사업에서 유독 부진을 면치 못하는 요인으로는 거시 경제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미국 경제는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나 기업들이 여전히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 때문에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꺼리고 있다. 여기에 2분기 초 불거졌던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기도 거시 경제 불확실성을 키운 요소였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 세계 M&A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9% 감소했다. IPO 총 거래액은 32% 쪼그라들었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 시장 훈풍에 힘입어 M&A 발표가 늘어나고 있지만, 거래가 늘어났다고 해서 곧바로 은행들의 IB 사업부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딜이 최종 마무리될 때까지 거래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2분기 실적을 선방했지만, 고금리는 다음 분기 실적에 부담요소로 꼽힌다. 통상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치는 떨어진다. 이런 가운데 지역·중소은행들은 상업부동산 대출에 더 많이 노출된 것도 우려를 사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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