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 태양전지 등 나노기술 6가지 선봬
차량에 흠집이 나도 정비소에 갈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온다. 나노 기술이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흠집을 스스로 치유하기 때문이다.
출퇴근을 위해서 전기차 충전소를 찾지 않아도 된다. 차량 후드와 루프 등에 적용된 태양전지가 일상 주행이 가능한 전력을 생산한다.
현대자동차ㆍ기아는 20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하우스 마실에서 ‘나노 테크데이 2023’을 열고 셀프 힐링 고분자 코팅, 오일 캡슐 고분자 코팅, 투명 태양전지, 일체형 탠덤 태양전지, 압력 감응형 소재, 투명 복사 냉각 필름 등 총 6가지 나노 신기술을 소개했다.
셀프 힐링 기술 소개에 나선 여인웅 현대차ㆍ기아선행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쟁사의 자가 복원 기술은 열을 가해야 작용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그러나 현대차는 상온에서도 빠르게 회복하는 소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일본 닛산이 2005년 개발한 스크래치 쉴드 기술은 외장도료 페인트를 활용한 것으로 자가 복원에 1주일이 소요된다. BMW가 2021년 전기차 전면부 그릴에 적용했던 자가 복원 기술은 상온에서 1일 가량이 소요된다.
여 책임연구원은 “현대차는 25도 정도의 상온에서 2시간 안에 자가 복원되는 고분자 필름을 개발했다”며 “겨울철 영하 10도의 환경에서도 회복 속도가 조금 느려질 뿐 하루 정도 지나면 복원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셀프 힐링 고분자 기술을 2~3년 후부터 상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율주행차 핵심 부품인 카메라 렌즈 등에 기술을 우선 적용한다. 카메라 센서에 흠집이 났을 때도 자가 복원을 통해 오작동이나 미인식 등의 오류를 해결할 수 있다. 이후 기술 개발을 통해 차량의 외장과 그릴에도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투명 태양전지 기술도 공개했다. 현재 차량용 태양전지는 불투명해 루프에만 제한적으로 적용한다. 그러나, 현대차가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태양광 소재 페로브스카이트를 활용하면 투명한 전지를 만들어 유리창에도 적용할 수 있게 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 대비 효율도 30% 이상 높였다.
실리콘 태양전지에 페로브스카이트를 접합해 만든 ‘탠덤 태양전지’도 선보였다. 권정 현대차ㆍ기아선행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차량의 후드, 루프, 도어 등에 탠덤 태양전지를 적용하는 것만으로 일상 주행이 가능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며 “일 평균 20㎞ 이상의 추가 주행 거리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페로브스카이트 관련 연구개발을 통해 중국 의존도가 높은 태양광 소재를 국산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ㆍ기아 기소초재연구센터 이병홍 프로젝트리더(PL)는 “현재는 태양전지에 주로 사용되는 원재료인 실리콘을 중국에서 독점하고 있다”며 “페로브스카이트는 국내에서 만들 수 있는 소재이므로 국산화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를 갖고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종수 현대차ㆍ기아 선행기술원 부사장은 “나노 소재는 활용이 까다로운 만큼 기술력을 확보하면 차별적인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대차는 앞으로도 우수한 첨단 소재 기술을 선행적으로 개발해 미래 모빌리티에 적극적으로 적용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