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원대 거래도…'코인 의원' 11명, 커지는 김남국發 이해충돌 논란

입력 2023-07-23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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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남국 무소속 의원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05.31. photo@newsis.com

金외 10억 이상 거래액 파악…"이해충돌 소지"
여야 온도차…"김남국 제명과 별개" vs "형평성 따져야"

거액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으로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로부터 '제명 권고' 결정을 받은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비롯해 코인을 보유했던 현역 의원이 11명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치권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 중에는 코인 거래 총액이 수억원대에 달하거나 '코인 과세 유예법'(소득세법 개정안) 발의·찬성 등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의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문위에 코인 보유 관련 현황을 자진 신고한 의원은 국민의힘 권영세(통일부 장관)·김정재·유경준·이양수·이종성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상희·김홍걸·전용기 의원,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무소속 황보승희·김남국 의원 등 11명으로 알려졌다.

앞서 자문위는 20일 회의에서 해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일주일 간 동의 절차를 거쳐 코인 투자액·거래 현황 등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다음 주 국회의장과 각 당에 명단을 전달하고,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경우 상임위 교체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재풍 자문위원장은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해충돌 소지가 있는 의원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분이 조금 있다"며 "별도로 의장과 소속 정당에 통보하겠다"고 말했다.

자문위에 따르면 김남국 의원을 제외하고도 코인 거래 총액이 10억원 이상이거나 거래 횟수가 100회 이상인 의원도 파악됐지만, 거론된 의원들은 '공부 목적' 등으로 해명하는 기류다.

여야는 일단 상황을 주시하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다음 주에 구체적인 내용이 공개되면 명단에 있는 의원들의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며 "단속할 건 단속하고, 조사할 건 조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아직 당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며 "일단 김남국 의원 제명 권고에 대한 윤리특위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윤리특위, 27일 '김남국 제명' 논의…與野 입장차 감지

윤리특위는 오는 27일 전체회의에서 자문위가 권고한 김 의원 제명안을 소위에 회부해 최종 징계 수위를 논의할 계획이다. 국회의원 징계 수위는 공개회의에서의 경고·사과, 30일 이내 출석정지, 제명 등 네 가지다. 국회의원 제명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3분의 2(200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다만 국민의힘은 코인 거래 총액이 1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상임위 중 거래 200회 이상 한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 제명안 문제는 별개라는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자금 출처도 의심되는데 회기 중 코인을 수백 번 거래했다는 건 스스로 국회의원 자격 미달임을 입증한 것"이라며 "단순 코인을 했다고 김 의원 문제와 같이 보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예령 국민의힘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김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성실 의무, 사익 추구 금지 등 윤리 강령을 무시하고 상임위 도중 200회 넘는 코인 거래를 하며 투기판에 뛰어들어 일확천금을 노렸다"며 "의원직 박탈만이 국민께 사죄하는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 제명에 형평성을 따져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21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을 보유했다고 자진 신고한 의원도 있는데 형평성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며 "국회의원 윤리 관련 방향성부터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코인 정국'이 길어질 가능성이 다분한 만큼 국회의원 친인척 등 코인 현황 전수조사 여론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김 의원 징계를 둘러싼 여야 신경전도 여전한 만큼 본회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여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 의원 사태와 맞물린 이번 논란으로 인해 코인 산업이 휘청거려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코인 명단'에 오른 한 의원 측 관계자는 "이 문제가 정치화되면 코인 산업이 아예 망가질 수도 있다"며 "코인 자체가 나쁜 건 아닌데 일부 비도덕적인 업체 때문에 다른 업체나 청년 투자자들이 악마화되는 건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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