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시장 신규상장 종목 상장일 가격제한폭이 확대 적용된 이후에 상장한 종목 대다수가 상장 첫날 주가가 급등한 뒤 이후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규상장일 가격제한폭이 확대 적용된 6월 26일부터 이달 24일까지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을 제외한 신규 상장 종목은 시큐센·알멕·오픈놀·이노시뮬레이션·필에너지·센서뷰·와이랩·뷰티스킨 등 8개다. 이들은 상장일 평균 103.01% 급등했다. 필에너지(237.06%), 시큐센(205%), 이노시뮬레이션(133.33%) 등이 큰 상승률을 보이며 첫날 거래를 마감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규 상장 종목들은 상장 첫날 고점을 찍은 뒤 하락하는 양상이다. 신규상장한 8종목의 상장일 종가 대비 24일 종가 등락률은 평균 –31.24%다.
시큐센(-60.22%), 이노시뮬레이션(-50.51%), 오픈놀(-43.30%) 등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유일하게 플러스 상승률을 보인 알멕은 첫날 종가 대비 5.83% 상승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에 따른 후속 조치 중 하나로 적정·균형 가격 조기 형성을 위해 6월 26일부터 신규상장일 가격제한폭을 60~400%로 확장했다.
그러나 제도 도입 초기 오히려 신규상장 종목의 변동폭을 키우면서 기대하던 효과를 나타내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가격 변동폭 확대 도입 초기 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적정·균형가격 조기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바라보는 한편, 기업공개(IPO)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제도 시행 초기 시큐센이 상장일 공모가 대비 205% 주가 상승 이후 알멕, 오픈놀, 이노시뮬레이션 등의 상장일 주가 상승률은 58~133%로 비교적 안정화됐다”며 “또한, 상장 첫날 급등한 종목 대부분이 거래일이 지날수록 주가가 안정화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그는 “다만, 스팩 가격급등과 더불어 확대된 가격제한폭으로 신규상장일 기대수익률이 높아져 높은 공모가로 공모주를 사더라도 물량만 확보하면 높은 수익률을 거두는 과열 국면이 우려된다”며 “이러한 현상은 공모 희망가 상단을 크게 초과하는 공모 확정가 형성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공모 확정가의 상승은 결국 주가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지므로 투자자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온다”고 지적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새 규정을 적용받은 일부 공모주가 상장 당일 매우 높은 가격 변동성을 보이기도 했으나 가격 발견 기능은 작동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공모주에 대한 관심 증가는 한정된 공모주 수량으로 결국 과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이에 따라 오버 밸류된 일부 공모주가 등장해 공모주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경험을 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