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다국적 기후연구 단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달 초 미국 남서부, 남유럽, 멕시코 북부에서 기록된 극심한 폭염이 기후 변화에 의하지 않고서는 “사실상 불가능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에서는 폭염 가능성이 최소 50배 높아졌다고 밝혔다.
올여름 전 세계는 극단적인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극심한 더위가 이어지면서 농작물 피해, 산불 위험에 이어 인명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뜨거운 아스팔트나 금속 물질에 데여 화상을 입는 사고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70대 남성은 버스 정류장 바닥에 앉았다가 중화상을 입기도 했다.
유럽에서는 폭염 피해가 가장 극심한 이탈리아에서는 응급실을 찾는 온열 질환자 수가 급증했으며, 이로 인한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 중국 역시 역대급 폭염에 시달리면서 전력난과 농작물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WWA 연구진은 화석 연료 사용 등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이러한 일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중국의 폭염은 250년에 한 번꼴로 발생했을 것이며, 미국과 멕시코, 남유럽의 폭염은 통계적으로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의 기후과학자이자 WWA 공동설립자인 프리데리케 오토는“기후변화가 없었다면 전혀 일어나지 않았거나 극히 드물어서 기본적으로 보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화석연료 배출 등으로 기후변화가 일어난 이후에는 이 정도 폭염이 드문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WWA 과학자들은 석탄화력발전, 내연기관차 등 화석연료 퇴출을 서두르지 않는 한 세계는 더 뜨겁고 오래 지속되는 폭염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아직 안전하고 건강한 미래를 확보할 시간은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