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인체 감염 변이 바이러스는 아직…반려묘·사람 전파 가능성 극히 제한적"
국내에서 7년 만에 고양이에게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인됐다. 대규모 확산을 비롯해 사람과 친숙한 동물인 만큼 인체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방역당국은 아직 고양이에게서 인체로 감염된 사례가 없고, 감염 위험성이 낮아 반려묘나 사람에게 옮길 가능성은 극히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서울 용산의 고양이 보호소에서 25일 고양이 2마리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에 확진된 이후 추가로 해당 보호소의 고양이 5마리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중인 5마리에 대한 검사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 나올 예정이다.
국내 고양이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된 것은 2016년 12월이다. 당시 확인된 유형은 H5N6형으로 아직 국내에서 인체 감염까지 이어진 사례는 없다.
하지만 조류인플루엔자의 인간 감염 위험성은 커지고 있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조류 사이에서만 퍼졌지만, 최근 조류보다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더 가까운 포유류에서 조류인플루엔 바이러스(H5N1) 검출이 늘어나고 있다"며 "인간이 조류 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조류인플루엔자는 조류를 비롯해 개와 고양이, 돼지 등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드물긴 하지만 사람 감염 해외 사례도 2021년 12월 이후 8건이 보고됐다. 대부분의 인체 감염 사례는 오염된 환경에서 조류와 밀접하게 접촉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조류인플루엔자는 주로 감염된 조류의 분변, 사체 등을 만지고 그 손으로 눈, 코, 입 등을 만지며 전파된다.
국내 고양이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확인되면서 반려동물 인구가 많은 우리나라는 인체 감염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미 길고양이 등은 많은 수가 조류인플루엔자에 노출돼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고, 길고양이를 돌보는 캣맘 인구도 늘어나면서 인체 감염 우려가 상황이다.
다만 아직 인체로 이어지는 'n차 전파'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학계에서는 사람에게 전염되는 돌연변이까지 확인은 되지 않았다고 보고 되고 있다"며 "하지만 철새나 텃새 등을 통한 길고양이는 감염 위험성이 높은 만큼 변이 바이러스 출몰이나 인체 전염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은 고양이 사체 접촉자 조사 등 조류인플루엔자 인체감염 예방조치를 시행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 중 유증상자는 없으며,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접촉자는 최종 접촉일로부터 최대 잠복기인 10일간 증상 발생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