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세’ 육군대장 장남에게 권력 이양키로
38년째 캄보디아를 철권통치 중인 아시아 최장기 독재자 훈센(72) 총리가 장남인 훈 마넷(45)에게 권력을 이양하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훈센 총리가 이날 국영 TV 특별 방송에 출연해 "총리직에서 물러날 방침이며 이를 국민이 이해해주기 바란다"면서 "장남 훈 마넷이 몇 주 내로 새 총리가 돼 새 정부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총리는 내달 10일 임명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총리직이 물러나도 여당 대표이자 국회의원으로서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훈센 총리의 권력 이양 발표는 최근 그가 이끄는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총선에서 압승한 이후 나왔다. CPP는 지난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며 일당 지배 체제를 유지하게 됐다. 총선 압승으로 훈센 총리는 5년간 집권 연장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훈센 총리는 이미 총선을 며칠 앞두고 한 인터뷰에서 "총선 이후 3~4주 내로 훈 마넷에게 권력을 주겠다"고 언급하며 권력 이양을 시사했다. 캄보디아 총리는 국회 제1당의 추천을 받아 국왕이 지명하지만, 훈센 총리가 사실상 국가원수로 군림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력 이양은 차질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이자 육군 대장인 훈 마넷은 CPP 중앙위원회 상임위원을 맡고 있으며, 이번 총선에서 프놈펜의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훈센 총리는 1979년 베트남이 크메르루주를 몰아낸 뒤 세운 괴뢰정부에서 승승장구하다 1985년 총리에 취임해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