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신용평가사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28일 하나은행에 대해 충당금 추가 적립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완만한 자산 성장을 바탕으로 자본적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나은행의 장기 발행자 신용등급은 'A+, 안정적', 단기 등급은 'A-1'다.
박성현 S&P 연구원은 "모그룹인 하나금융지주의 비은행 사업 확대는 그룹 자본적정성에 큰 부담이 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은행과 하나금융지주가 충분한 수준의 규제자본 여력 유지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나은행이 그룹의 핵심 자회사임을 고려할 때, 하나은행은 그룹의 자본적정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지주는 그룹의 자본적정성 강화를 위해 약 2700억 원 규모의 기타기본자본(Tier-1) 신종자본증권의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의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4.2%와 15.9%이다.
13일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보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중견 보험사인 KDB생명보험의 지난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규모는 약 5520억 원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연결기준 자기자본의 약 1.4%에 해당한다.
박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의 2023년 2분기 잠정실적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연 환산 평균 총자산이익률(ROAA)은 약 0.70%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0.66% 대비 소폭 상승했다. 순이자마진 확대에 따른 하나은행의 수익증가는 하나증권(A-, 안정적) 등 비은행 계열사의 실적 부진을 상쇄하기에 충분했다"고 짚었다.
선제적인 충당금 추가적립도 유사시 완충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하나은행의 고정이하여신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6월 말 기준 약 244%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88% 대비 상승했다"고 했다.
다만, S&P는 하나증권의 수익성 부담이 다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금융 부문의 수수료 수입이 정체되고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관련 충당금 적립, 해외 대체투자 손상 차손으로 인해 수익성 압박이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다.
박 연구원은 "하나증권의 상반기 연 환산 평균 총자산이익률은 약 0.1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약 0.68% 대비 하락했다. 이는 해외 대체투자 관련 손상차손 인식, 그리고 펀드 관련 보상금과 차익결제거래(CFD) 관련 충당금 적립에 기인한다"고 했다.
하나은행의 수익성도 향후 1~2년 동안 완만한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국내 기준금리의 하락 전환과 함께 내년부터는 순이자마진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했다. 불확실한 거시여건과 침체된 국내 부동산 경기를 고려할 때, 대손비용도 높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 연구원은 "다만 하나은행은 연간 4% 수준의 완만한 자산 성장을 통해 현재 수준의 자본적정성을 유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나은행의 언더라이팅 기준과 리스크 관리 능력이 자산건전성 압박을 상쇄하는 요인"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