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 첫 월간 구독 서비스 '컬리 멤버스' 론칭
이커머스發 유료 구독 멤버십, 백화점·면세점 등 오프라인 확대
파격 혜택에 비용 늘어도 충성고객 유치…연계 매출도 기대
유통업계에서 월 구독료 기반의 멤버십 출혈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 멤버십이 할인 혜택 위주였다면, 최근엔 고객들이 지불한 구독료를 웃도는 멤버십 혜택에 더해 외부 제휴업체 혜택까지 제공하고 있다. 업체로선 비용 증가를 감수하고라도 고객 충성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최근 유료 멤버십 ‘컬리멤버스’를 론칭했다. 컬리가 월간 구독 형태의 멤버십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컬리멤버스의 월 구독료는 1900원이다. 구독료를 내고 가입하면 매 월 2000원의 적립금을 지급받는다. 구독료보다 적립금 액수가 더 크다.
여기에 무료배송 쿠폰, 마켓컬리 할인쿠폰 3종, 뷰티컬리 20%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최대 2만4000원 수준이다. 컬리는 외부업체와 제휴를 맺었다. 컬리멤버스 회원일 경우 커피빈에서 월 1회 아메리카노 한 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CU에서 쓸 수 있는 10% 할인 쿠폰 2장도 준다. 향후 외부업체와 제휴를 더 늘려 혜택을 강화하겠다는 게 컬리의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의 경우 이마트, G마켓, SSG닷컴,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 6개 계열사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했다. 연회비 3만 원을 내고 가입하면 가입 즉시 연회비 수준의 현금성 혜택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이마트를 통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가입할 경우 e머니 3만 점을 즉시 지급한다. 통합 멤버십인 만큼 각 계열사별 5%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6개 계열사에서 제공하는 할인과 무료 식음료 등을 두루 받는다면 1년에 200만 원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게 신세계그룹의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멤버십 혜택 확대를 위해 이종업계와 협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최근 신세계그룹이 금융 부문 제휴사로 토스와 손을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구체적인 혜택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토스 앱을 통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가입부터 포인트, 쿠폰 등 혜택을 조회하고 관리하거나 토스페이를 연계하는 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이동통신, 항공, 게임 등과 협업해 멤버십 파급력을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에 따르면 현재 KT, 대한항공과 협업 논의를 마쳤다.
면세점도 경쟁에 동참했다. 지난해 ‘가입비보다 더 큰 혜택’을 내세우며 500명 한정 유료 멤버십 ‘신라앤’을 공개한 신라면세점은 최근 20대 전용 유료멤버십 ‘신라앤20’을 론칭했다. 200명 한정으로 회원을 모집하는 신라앤20 역시 가입비 20만 원보다 더 큰 혜택을 준다. 26만 원 상당의 포인트와 다이아몬드 멤버십 등급 및 다양한 가입 선물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일찍부터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도 가입비보다 혜택이 크다. 월 4990원의 와우 멤버십은 로켓배송 상품을 무료로 배송해주고 신선식품 장보기인 로켓프레시를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다. 쿠팡이츠 회원 중 와우 회원에게 배달 음식 가격 최대 10%를 할인 중이다.
쿠팡의 OTT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쿠팡플레이는 최근 스포츠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3일 벌어지는 파리 생제르맹과 전북 현대의 친선전 역시 쿠팡플레이 초청 시리즈다. 쿠팡플레이 초청 시리즈는 쿠팡플레이가 직접 주최, 주관, 중계하는 스포츠 이벤트다. 와우멤버십 가입자만을 대상으로 스포츠 경기 티켓을 판매한다.
유통업계는 유료 멤버십이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오히려 구독료보다 제공하는 혜택이 더 크기 때문에 비용이 증가하는 측면이 있다. 그럼에도 유통업계가 ‘구독료보다 더 큰 혜택’을 내걸며 출혈 경쟁을 벌이는 까닭은 핵심 고객층 이탈을 방지하고 핵심 고객층의 충성도를 강화하기 위함이다. 유통업체 간 경쟁이 지속적으로 심해지면서 고객의 유입과 이탈이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풍성한 혜택으로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이른바 락인 효과를 노린 것이다. 게다가 할인쿠폰 등을 제공하기 때문에 연계 매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통업계가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들을 강화하고 있는데 유료 멤버십은 충성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락인 효과가 커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며 “쿠폰이나 적립금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멤버십 가입이 된 업체를 통해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재방문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