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채 부담 큰데…리스크 키울 가능성↑
국내 5년물 CDS 프리미엄도 상승 중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충격은 증시 하락에 그치지 않았다. 애초 부채 리스크에서 시작된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문제는 미국의 국채 금리 상승이 국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발(發) 부채 리스크가 전 세계 국채 금리를 상승시키며 쓰나미처럼 몰려와 최종적으로 ‘국내 국채 금리 상승→부채 리스크 발생’을 촉발시킬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연중 최고치인 연 4.12%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4.20%로 약 9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1일(현지시각)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에서 AA+로 하향조정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는 2011년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하향했던 상황과는 상반된다. 당시에는 국채금리가 되레 하락해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 신용등급 하향 조정 당시에는 디플레이션 우려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에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며 “이번의 경우 신용등급 하향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어 일단 국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고 했다.
2011년과는 전혀 다른 미국발(發) 신용 리스크는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자극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로 번지는 중이다. 당장 가까운 일본도 마찬가지다. 이날 일본 10년물 국채 금리는 0.65%까지 오르며 약 9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국내는 이미 각종 부채로 몸살을 앓고 있어 부채 리스크 부담이 큰 상황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7월 말 기준 가계대출액은 679조2208억 원으로, 전달보다 9754억 원 늘었다. 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9월 만기를 앞둔 소상공인과 영세 사업주들의 코로나 대출 등도 산적한다. 부채 비율이 지속해서 늘어나면 가계는 물론 기업 부채 리스크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박 연구원도 “미국발 부채 리스크 확산 시 국내로의 전염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국채 금리 및 환율에도 단기적으로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했다.
이미 신용위험 지표인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상승세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전날 한국의 CDS 프리미엄(5년물)은 26.75로 전일보다 3.70% 상승했다. CDS 프리미엄이 상승할수록 해당 국가나 기업의 신용위험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다. 아직은 국내 CDS 프리미엄이 위험 수준으로 상승한 것은 아니지만, 리스크가 심화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