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사우디·아르헨티나 잔류 선택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끝내 파행 국면을 맞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 이어 싱가포르까지 행사장 철수를 결정했다. 이런 가운데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한국스카우트연맹에 행사의 조기 종료를 권고한 상황이다.
정부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각 대표단의 철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12일까지 예정된 잼버리 대회는 사실상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4일(현지 시각)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표단이 조기 철수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가장 많은 4500여 명의 청소년을 파견한 영국 스카우트연맹은 성명을 내고 “우리의 파견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이것이 전반적인 현장의 압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실망스러울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청소년들이 한국에 체류하는 동안 최대한 값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한국 당국과 활동 프로그램을 협의해 서울에서 잼버리 체험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스카우트 측은 이날 낮 12시 30분경 잼버리 야영지를 출발해 서울로 향했다. 이들은 잼버리가 폐막한 다음 날인 13일 귀국할 예정이다.
영국 대표단이 조기 철수를 결정하면서 타 국가들 사이에서 잔류와 철수 의견이 엇갈리면서 뒤숭숭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조직위가 잼버리 개막 당시 기대했던 6000억 원 상당의 경제효과는 물론, 국격 실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미국 스카우트 대표단이 행사장 철수를 결정했다. 루 폴슨(Lou Paulsen) 미국 보이스카우트 운영위원장은 이날 잼버리 학부모들과 국제 봉사 팀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극심한 날씨로 잼버리 현장을 예정보다 일찍 떠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싱가포르도 이날 오후 조기 퇴영을 알렸다.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5일 기자단 공지를 통해 “싱가포르의 퇴영이 확정됐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대표단은 이날 오후 잔류 의사를 밝혔다. 데일 코베라 아태지역의장(필리핀스카우트연맹 총재)과 하마드 알라야(사우디 의장), 마리나 로스틴(아르헨티나 의장) 등은 잼버리 프레스센터를 찾아 잼버리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전달했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개막 초부터 대대적인 폭염으로 온열질환자가 속출해 논란이 일었다. 비위생적인 화장실과 탈의실, 부실한 식사 등 조직위의 안일한 운영도 비판의 대상이 됐다. 이러한 지적에도 조직위는 ‘스카우트 정신’을 강조해 대회 일정을 강행해 빈축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