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성 대표 “독자적 기술력과 높은 탐지율로 시장 개척…글로벌 유니콘 기업 도약 포부”
희망 공모가 9200~1만600원…상단 기준 약 123억 원 조달 예정
8~9일 기관 수요예측, 14ㆍ16일 일반청약…8월 말 상장
올해 들어 정보보안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SK쉴더스의 상장 철회로 주춤했던 것과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연초 샌즈랩을 시작으로 모니터랩, 시큐센 등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가운데 다음 타자로 나선 시큐레터에 관심이 모인다.
시큐레터는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PO 기자간담회를 갖고 독자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안 시장을 선도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글로벌 보안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차성 시큐레터 대표이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글로벌 해킹 피해 규모는 매년 2배씩 늘어나고 있으며, 해커들이 비트코인이라는 수익원을 확보하면서 해킹은 더욱 전문화·조직화되고 있다”며 “전자문서, 콘텐츠가 오가지 않고는 업무를 할 수 없는 시대에서 정보보안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대표는 “최근 비실행 파일에 첨부되는 악성코드는 가상환경에서 동작하지 않거나 특정 시간이 지난 뒤, 혹은 사용자가 특정 행위를 했을 때만 반응하도록 만들어져 시그니처나 행위 기반(샌드박스) 등 기존의 보안 솔루션으로는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다”며 “시큐레터는 독자 개발한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고 정확한 악성파일 탐지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큐레터의 보안 솔루션은 자동화된 ‘리버스 엔지니어링’ 기술과 자체 개발한 콘텐츠 무해화 기술(CDR)이 핵심이다. 리버스 엔지니어링은 시스템을 역으로 분석해 취약점을 진단하고 악성코드를 즉각 차단하는 기술이다. 또한 악성 행위 위험이 큰 요소를 제거한 뒤 원본과 동일한 형태로 파일을 재구성하는 콘텐츠 무해화 기술을 활용해 사이버 공격에 이용될 수 있는 액티브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정보보안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매출 비중도 공공 중심에서 민간기업 위주로 다변화하고 있다. 특히 금융회사들의 망분리 규제가 완화되면서 금융권 수요가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임 대표는 “그동안 공공기관이 중요 매출처였지만 작년을 기점으로 금융회사 등 B2B(기업 간 거래) 매출이 B2G(기업 정부 간 거래)를 뛰어넘었다”며 “향후 망간·망연계 자료 전송 보안 시장, 웹서비스 보안 시장, ECM 보안 시장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상장 이후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시큐레터는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10개 이상의 파트너십을 체결해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으며, 국내 보안기업 최초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MISA)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중동 및 아프리카로 시장을 확대 중이다.
이어 그는 “올해 매출 목표가 57억 원인데, 1분기와 2분기에 작년 대비 각각 8배, 4배 성장하며 목표치의 30~40%를 달성했다”며 “공공기관이 대부분 예산을 연말에 집행하는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공모 규모가 107~123억 원으로 크지 않고, 상장 후 유통가능물량도 23.52%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라 흥행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앞서 상장한 정보보안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점은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4일 기준 공모가 대비 주가를 살펴보면 시큐센(13.83%)을 제외하고는 모니터랩(-29.29%)과 샌즈랩(-10.10%) 모두 부진한 모습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큐레터의 실적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철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유효 타깃 시장(SAM) 규모가 3700억 원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현재 공공기관과 금융기관 침투율은 각각 11.5%, 1.5%로 현저히 낮아 향후 지속적인 수요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을 전망한다”며 “매출 규모 확대에 따른 흑자 전환은 2024년 가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큐레터의 총 공모 주식 수는 115만9900주, 희망 공모가는 9200~1만600원이다. 이달 8~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14일과 16일 양일간 일반 청약을 받은 뒤 8월 말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대신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