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인 고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사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상속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수차례 통정매매를 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이사가 실형을 선고받고 곧바로 법정구속됐다.
국내 증권사 현직 대표가 구형을 받은 것은 2011년 노정남 대신증권 사장이 주식워런트증권(ELW) 부당거래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형을 받은 이후 처음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명재관 부장판사)는 이날 자본시장법 위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윤 대표에게 징역 1년6개월과 벌금 5억 원을 선고했다.
윤 대표는 2015년 1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유화증권 창업주이자 부친인 고(故) 윤장섭 명예회장이 소유한 주식 약 80만 주(약 120억 원)를 자사 임직원들을 동원해 '통정매매' 방식으로 매수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윤 명예회장은 아들인 윤 대표에게 회사 지분을 승계하기 위해 6차례에 걸쳐 유화증권 주식을 장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표가 유화증권 주식 5만 주를 주당 1만4500원에 매수하는 주문을 접수하면, 윤 명예회장이 해당 수량과 가격만큼 매도 주문을 넣는 방식이다.
검찰은 윤 대표가 상속 대신 자사주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세금 부담을 낮추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본다.
상장사 최대 주주인 윤 대표가 특수관계인인 부친의 주식을 상속할 경우 2개월간 30% 할증된 금액으로 주식 가격이 책정돼 상속세를 더 많이 내야 한다.
한편 이번 사건은 금융감독원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과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의 공조로 수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