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ㆍ수출 부진 지속도 영향…청년층 취업자 9개월째 감소
지난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21만 명 정도 늘었지만 증가 폭은 2021년 2월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건설경기 및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 집중호우에 따른 일용직 근로자 급감이 더해져 취업자 증가 폭이 크게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통계청이 9일 발표한 '2023년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68만6000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만1000명(0.7%) 늘면서 29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은 전월(+33만3000명)과 비교해 12만2000명 줄어들었고,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돌봄 수요와 외부 활동 증가 등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으나 경제활동인구 조사대상 기간(7월 9일~7월 15일) 중 집중 호우와 건설 경기 및 수출 부진 지속 등의 영향으로 증가 폭이 크게 둔화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집중호우와 맞물려 건설ㆍ농림분야의 일용직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상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51만3000명 늘었지만 일용근로자는 18만8000명은 줄었다. 지난달 일용근로자 감소 폭은 올해 들어 가장 큰 것이며 작년 7월 감소폭(-7만7000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임시직 근로자도 전년보다 14만4000명 줄면서 14개월 연속 감소세를 지속했다.
산업별로 보면 제조업 취업자가 반도체, 석유제품, 선박 등의 수출감소 및 생산부진 지속 등으로 3만5000명 줄면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월(-1만 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건설업 취업자는 4만3000명 줄어 8개월째 감소세를, 농림어업 취업자는 4만2000명 줄어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다만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4만5000명), 숙박·음식점업(+12만5000명) 등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32만7000명 늘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를 이끌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취업자가 29만8000명 늘었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취업자 수가 8만7000명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은 13만8000명 줄면서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청년층의 고용 호조를 보였던 작년 7월 기저효과(+9만2000명) 및 인구감소(-17만 명)가 맞물리면서 이들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청년 고용률(47.0%)과 실업률(6.0%)은 같은 달 기준 역대 3위,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40대 취업자도 6만1000명 줄면서 13개월째 감소를 지속했다. 제조업, 건설업의 고용 부진 탓이다.
지난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0.5%포인트(p) 상승한 69.6%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1989년 이후 동월 기준 최고치다.
실업자는 전년보다 3만 명 줄어든 80만7000명으로, 2012년 7월(80만3000명)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적었다. 실업률은 2.7%로 0.2%p 하락했다. 동월 기준 최저치다.
기획재정부는 "향후 대면서비스업·보건복지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고용률・실업률은 견조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나, 건설업·제조업 고용둔화 영향 등으로 취업자수 증가 폭은 점차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