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오, 2분기 매출 역대 최대
올리브영ㆍ온라인 업체 납품으로 성장세 꾸준
로드숍 사업 축소 추세…"가맹점주 반발 변수"
화장품 중견업체와 대기업 서브 브랜드의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클리오, 애경산업은 실적이 눈에 띄게 성장하는 반면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등은 대기업 계열 브랜드의 부진은 계속 되고 있다. 판매 채널이 여러 브랜드를 파는 편집숍과 온라인 위주로 바뀌면서 업계의 지형 변화는 가속화할 전망이다.
9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클리오, 애경산업 등 중소업체들이 2분기 호실적을 내고 있다. 클리오는 최근 연결 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액 810억 원, 영업이익 65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22.4%, 영업이익은 45.5% 증가한 성적이다. 매출액은 분기 기준 최대 기록이다.
에이지투웨니스(AGE20′s), 루나(LUNA) 브랜드를 앞세운 애경산업도 2분기 호실적을 낼 전망이다. 애경산업은 10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 따르면 애경산업은 2분기 매출액 1623억 원, 영업이익 136억 원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액은 14.4%, 영업이익은 무려 225.33% 급증한 수준이다.
화장품 중견사인 클리오와 애경산업이 호실적을 낸 것은 올리브영과 같은 헬스앤뷰티(H&B), 홈쇼핑, 온라인 채널을 주력으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클리오의 경우 2분기 홈쇼핑 매출이 143% 급증했다. 올리브영을 중심으로 한 H&B 채널 매출도 42% 성장하며 전체 실적 향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애경산업도 오프라인보다는 홈쇼핑과 온라인이 주력 채널이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경우 중국 비중이 높은데, 애경은 중국에서도 티몰, 징둥닷컴 등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 중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전자상거래 쇼핑몰 아마존 등 창구를 이용하고 있다.
반면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서브 브랜드는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이들은 로드숍 비중이 커, 쉽사리 철수를 못하는 것도 난제다.
아모레퍼시픽 자회사 이니스프리는 2분기 매출이 675억 원으로 6.2%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LG생활건강도 오프라인 판매가 중심인 더페이스샵과 네이처컬렉션의 로드숍 사업을 조만간 접을 계획이다. 현재 점주들과 가맹점 계약 방식을 '가맹 계약'에서 '물품공급 계약'으로 전환하는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계약 구조를 변경한 가맹점은 LG생활건강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화장품도 판매할 수 있다.
반면 로드숍을 갖춘 일부 서브 브랜드도 판매 창구를 H&B나 온라인으로 재빠르게 전환한 브랜드는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또 다른 자회사 에뛰드가 대표적인 예다. 에뛰드는 2020년부터 올리브영 입점과 온라인쇼핑몰 확대에 나섰고, 가맹점 수는 줄여나갔다. 그 결과 올 2분기 매출 292억 원, 영업이익 21억 원으로 각각 7.7%, 133.4% 증가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 화장품 유통업태는 면세점, 백화점, 방문판매, 원브랜드숍, 온라인이 주류를 이뤘다"며 "최근 화장품 유통에서 원브랜드숍 매장 축소가 이슈가 되면서 화장품 유통업태 재편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대기업들도 로드숍 사업을 축소하려는 의지가 있지만 기존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