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단 하나의 스포츠 세단…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입력 2023-08-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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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려한 외관…367마력·제로백 4.9초 뛰어난 구동 성능
복합연비 8.2km/L…일상에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해
다양한 물리 버튼 장착돼 ‘조작의 즐거움’까지 느껴져
고속에서의 정숙함, 안정감은 AMG를 선택하는 이유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정면 이미지. 세로형 그릴, 볼륨감 있는 휠아치로 전면부가 더욱 넓게 느껴진다. (이민재 기자 2mj@)

‘도로 위의 레이스카(street legal racer)’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이하 AMG GT)를 일컫는 말이다. AMG GT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 메르세데스 AMG가 독자 개발한 첫 번째 4-도어 스포츠카다. 스포츠카의 성능과 감성을 4-도어로 녹여내며 일상에서도 즐길 수 있는 고성능을 선사하는 차다.

고성능을 바탕으로 한 운전의 즐거움과 정숙한 세단이라는 두 장점을 조합해 스포츠 세단의 정점을 보여주는 AMG GT를 1박 2일간 직접 시승했다.

삼각별의 무게감에 날렵함과 강인함 더했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정측면. 전면 그릴에 배치된 삼각별에 더해 곳곳에 볼륨감을 더하는 디자인 요소가 인상적이다. (이민재 기자 2mj@)

외관에서부터 날렵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이 풍긴다. 2-도어 쿠페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만큼 낮고 유려하게 흐르는 루프라인은 ‘달리기 위해 태어난 차’ 같은 이미지를 뿜어낸다. 루프라인 끝에 자연스럽게 숨어있는 스포일러는 화룡점정이다.

날렵한 라인에 더해 곳곳에서 볼륨감이 넘친다. 보닛의 굴곡, 강조된 휠 아치, 세로형 AMG 전용 라디에이터 그릴은 차량은 좌-우로 더 넓어 보이게 만든다. 그릴 정중앙에 배치된 벤츠의 삼각별은 그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인 위용을 뽐낸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측면. 전장이 5m 이상으로 길면서도 낮고 유려하게 흐르는 라인으로 완성됐다. (이민재 기자 2mj@)

차체 크기는 전장 5055mm, 전폭 1955mm, 전고 1445mm다. 프리미엄 중형 세단인 제네시스 G80(전장 4995mm, 전폭 1925mm, 전고 1465mm)과 비교하면 전장과 전폭은 더 긴 대신 전고가 20mm 낮아 스포티한 느낌이 강조된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1열.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센터 디스플레이, 다양한 버튼이 배치된 센터페시아가 눈에 띈다. (이민재 기자 2mj@)

실내로 들어오면 매우 널찍한 1열 공간이 운전자를 반긴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의 조작부가 매우 넓게 자리하고 있음에도 착석 시 다리 공간이 충분히 확보된다. 운전자의 정면에 위치한 ‘AMG 퍼포먼스 스티어링 휠’은 운전대에서 손을 떼지 않고도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어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

센터페시아를 비롯한 조작부는 ‘버튼이 왜 이렇게 많아’라는 첫인상이 느껴진다. 배기 플립 버튼, 스포일러 버튼, 서스펜션 세팅 버튼 등 일상적인 차량에서 접하기 힘든 여러 조작 버튼이 있어서다. 차량에 적응할수록 버튼이 익숙해지며 단순히 앞으로 나아가는 ‘운전’의 즐거움이 아니라 차의 여러 기능을 ‘조작’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다만 센터페시아 전반적으로 수납공간이 부족하게 느껴지는 점은 아쉬웠다.

디자인도 나무랄 것이 없다. 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연결된 와이드 스크린은 말끔한 시야를 제공한다. 스크린 위쪽으로는 대시보드가 살짝 튀어나와 햇빛을 정면에서 받는 상황에도 화면을 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어두울 때 은은하게 비춰지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감성을 더한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2열. 전고도 낮고 쿠페 형태로 만들어진 만큼 헤드룸은 다소 아쉽다. (이민재 기자 2mj@)

전고가 낮은 쿠페 형태인 만큼 2열의 헤드룸은 넉넉하진 않았다. 그러나 머리가 닿는 공간을 살짝 파놓아 헤드룸을 조금 더 확보했고, 앞좌석과의 거리는 충분한 편이어서 175cm인 기자가 앉기에 좁지는 않았다. 2열 송풍구(에어벤트)는 USB 단자 없이 간결하게 배치돼있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트렁크 공간. 전장이 긴 만큼 밖에서 보는 것보다 충분한 적재 공간을 확보했다. (이민재 기자 2mj@)

전장이 5m가 넘는 만큼 밖에서 볼 때보다 트렁크 공간은 훨씬 깊고 충분하다. 트렁크 내부는 스웨이드와 유사한 재질로 마감돼있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367마력·제로백 4.9초…야수의 심장 담은 AMG 그 자체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주행 장면. 고속에서도 정숙성, 안정감이 인상적이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주행 성능은 고성능을 지향하는 AMG답다.

제원상 AMG GT는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367마력(ps), 최대 토크 51.0kg.m의 다이나믹한 성능을 발휘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4.9초다. 변속기는 AMG 스피드시프트 TCT 9단 변속기가 장착됐다. 복합연비는 8.2km/L다.

AMG GT는 실제로 저속 주행보다는 고속 주행에서 장점이 더 많이 드러나는 차다.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벤츠 계열 브랜드다운 안정성, 정숙성이 느껴진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빠르게 속도가 쭉 치고 올라가는 힘도 묵직하게 느껴지며 속도가 변하는 와중에도 변속 충격이라 부를만한 덜컹거림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배기구. ‘AMG 가변식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이 적용돼 운전의 재미를 더한다. (이민재 기자 2mj@)

주행 모드는 운전자가 세팅할 수 있는 인디비주얼(indivisual), 컴포트, 스포트, 스포트+ 등 네 가지다. 제로백이 5초도 되지 않는 무시무시한 차지만 컴포트 모드에서는 정숙한 세단 그 자체다. 사실상 속력을 낼 필요가 없는 시내 주행에 특화된 주행 모드로 느껴졌다.

스포트 이상으로 주행 모드를 바꾸면 차는 한순간에 ‘도로 위의 레이스카’로 돌변한다. 공차 중량 2톤(t)이 넘는 무게감에 더해 가속력이 한층 더 강력해진다. 또 이때부터는 묵직하면서도 매력적인 배기음을 느낄 수 있는데, 버튼을 통해 배기음을 변경하는 ‘AMG 가변식 퍼포먼스 배기 시스템’을 활용하면 운전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원초적인 즐거움이 배가된다.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후면 디자인. 요란한 디자인적 특징 없이 정숙한 세단의 느낌이 든다. 트렁크 윗면에 숨은 스포일러는 AMG만의 주행감을 감추고 있다. (이민재 기자 2mj@)

앞차와의 간격 조절은 물론 제동 및 출발을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이 포함된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는 매우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액티브 차선 이탈방지 어시스트 기능은 차가 차선을 넘어서지 않도록 다시 차로 중앙으로 부드럽게 밀어 넣어줘 별다른 충격이 없었다.

고성능·실용성 만족하는 ‘단 하나의 스포츠 세단’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 주행 이미지. 운전자를 보조하는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는 안정적으로 기능하며 차에 대한 신뢰감을 더한다. (사진제공=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AMG GT 4-도어 쿠페’라는 이름에는 고성능, 실용성 등 이 차량이 지향하는 모든 게 담겨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차가 ‘일상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스포츠카’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도로 위의 레이스카’라는 별명에 걸맞게 뛰어난 구동 성능은 물론 일상적으로 활용하기에도 적합한 공간성을 갖추며 ‘스포츠 세단’이란 무엇인지를 명확히 제시한다.

‘단 하나의 스포츠 세단’을 꼽아야 한다면 여기,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쿠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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