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아쉬운 실적을 낸 중견 제약사들이 하반기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
17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상반기 실적 부진을 겪은 제약사들이 하반기 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제약업계의 사상 최대 실적 릴레이 속에서 역성장한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한 노력이 한창이다.
블록버스터 신약 ‘케이캡’을 배출한 HK이노엔은 외형과 수익성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나란히 후퇴했다. 연결기준 매출액 3893억 원, 영업이익 210억 원으로 각각 9.9%, 4.2% 줄었다. 케이캡은 상반기에만 741억 원의 처방 실적을 올리며 17.6% 성장했지만, MSD 백신의 기저효과가 발생하면서 종합 성적이 쪼그라들었다.
핵심 품목인 케이캡은 국내에 이어 해외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2억 원에 그쳤던 수출 규모는 2분기 24억 원으로 증가했다. HK이노엔은 몽골과 필리핀, 멕시코, 인도네시아에 케이캡을 출시한 상태다.
하반기에는 싱가포르와 페루 출시가 예정돼 있다. 파트너사 뤄신을 통해 출시한 중국에서는 3월 국가보험의약품목록(NRDL)에 등재되면서 3분기부터 로열티가 인식될 전망이다.
헬스·뷰티·음료(HB&B) 사업도 하반기 전망이 밝다. 상반기 303억 원의 매출을 올려 HB&B 사업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숙취해소제 ‘컨디션’은 하반기 개강 시즌과 연말이 대목이다. 또한, 지난 4월 출시한 제로 칼로리 음료 ‘티로그’가 MZ세대를 타깃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HK이노엔 관계자는 “케이캡의 중국을 포함한 해외 로열티가 3~4분기 차차 인식되고, 티로그가 출시 2개월 만에 11만 병을 판매하는 등 선전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로 적자의 늪에 빠진 일동제약은 R&D 부문을 떼어내면서 타개책을 찾는다. 일동제약은 상반기 매출액 300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8% 감소하고, 영업손실 340억 원으로 적자 폭을 키웠다.
일동제약은 물적 분할을 통해 R&D 전담 자회사 ‘유노비아’(가칭)을 설립하기로 했다. 11월 1일 출범 예정이다. 의약품 사업이 꾸준한 실적을 내는 상황에서 적자요인을 해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앞서 일동제약은 경영 쇄신을 위한 임직원 전사적자원관리(ERP)를 가동,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이에 따라 2분기 실적에는 희망퇴직위로금 96억3100만 원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