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해운선사 HMM 매각을 위한 예비 입찰이 하림과 동원, LX, 하파크로이트 등 4파전으로 마감됐다. 기대를 모았던 대기업들의 ‘깜짝 참전’은 없는 가운데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의 기존 사업과 시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21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과 매각 주관사 삼성증권은 HMM 매각을 위한 첫 단계인 예비 입찰을 마감했다. 산은이 HMM을 품은지 7년만이다. HMM 인수금액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소 5조~6조 원 안팎으로 거론되고 있다. 예비 입찰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4곳 기업들은 모두 자산 총액 기준으로 HMM보다 작은 중견그룹이다. 자산 총액은 하림 17조 원, LX그룹 11조 원, 동원 9조 원이다. HMM은 24조 원이다.
이런 가운데 각 인수 후보 기업들이 가진 기존 역량과 만들어낼 시너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유력 인수 후보인 하림은 팬오션을 보유한 상태다. 팬오션은 광물, 곡물 등 비포장 화물을 적재하는 벌크선을 주력으로 운영한다. 올해 상반기 매출 2조2212억 원을 기록했다. 만약 HMM을 인수한다면 컨테이너선 분야로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
하림은 당초 시장의 예상대로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 구성했다. 하림은 과거 팬오션 인수 당시에도 JKL파트너스와 협력했다.
동원산업은 동원로엑스,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을 보유해 물류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
LX그룹은 육상 물류 계열사인 LX판토스와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동원은 일찌감치 동원로엑스라는 3자 물류 대행 사업을 해왔다”며 “특히 참치를 비롯해 냉동 쪽을 주로 다뤄 콜드체인 쪽에선 꽤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하며 항만 물류까지 사업을 확대했다”며 “항만과 콜드체인에 HMM까지 인수하면 물류부문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진다”고 밝혔다.
전 세계 다섯 번째이자 독일 최대 해운사로 알려진 하팍로이드는 현재 180만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 수준의 운송 능력을 보유한 곳이다. HMM 인수 시 MSC, 머스크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의 해운사로 거듭날 수 있다.
앞서 SM그룹과 글로벌세아그룹 역시 HMM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부터 투자설명서(IM)를 받아 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번 예비 입찰에는 최종 불참했다. 우오현 SM그룹 회장은 최대 4조5000억 원까지 투입할 의사를 밝혔지만, 매각 가격이 제한선을 상회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세아그룹은 자사 기업과 시너지를 내기 힘들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