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기지 금리 23년 만에 최고치…주택공급도 얼어붙어

▲2023년 7월 13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한 단독주택 밖에 부동산 매물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알링턴(미국)/AFP연합뉴스

미국 CNBC는 21일(현지시간) 부동산시장 전문매체 모기지뉴스데일리(MND) 분석을 인용해 30년 만기 고정형 모기지 평균 금리가 7.48%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모기지 금리는 17일 7.09%로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새 기록을 세웠다. 작년 이맘때는 약 5.5% 수준이었다.

장기금리 고공행진에 모기지 금리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통상 모기지 금리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영향을 받는다. 이날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4.34%를 기록하며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견조해 고금리와 인플레이션이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모기지 금리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MND의 매슈 그레이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투자자들이 예상했던 만큼 지표가 악화하지 않고 있다”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정책 변화를 고려하기 전에 지표가 악화한 것을 보기를 원한다. 그러한 변화는 단기 금리에 우선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10년물 국채 금리와 모기지 금리 등 장기 금리가 시장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 이는 연준이 첫 번째 금리 인하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모기지 금리는 주택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주택 보유자들은 3% 안팎의 저금리에 묶여 있다. 다른 주택으로 이사하면 이자를 두 배 이상 내야 할 상황이다. 이에 주택 소유자 대다수가 쉽게 매물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CNBC는 “저금리에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기 때문에 주택시장에서 ‘황금 수갑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금 수갑 효과는 고용주가 직원이 회사를 떠나지 않도록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주택 구매자 입장에서도 높은 금리는 걸림돌이다. 30년 고정 금리 대출로 40만 달러(약 5억3500만 원)짜리 주택을 20%의 계약금을 내고 구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금리가 5.5%였던 1년 전에 비해 월 420달러를 더 지불해야 한다.

치솟는 장기 고정 금리에 대출자들은 더 짧은 고정 기간에 금리는 더 낮은 변동 금리 대출을 선택하고 있다.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지난주 전체 모기지 대출 상품 중에서 5년 만기 변동금리모기지(ARM) 비중은 2020년 2% 미만에서 7%까지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