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표주,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춤'…엔비디아에 이목쏠려
이차전지 열풍 이후 명확한 주도주가 보이지 않으면서 최근 초전도체, 맥신 관련주에 단기 투자자금이 몰리며 증시가 혼란을 겪고 있다.
지난 분기 호실적을 기록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줬던 인공지능(AI) 반도체 제조사 엔비디아 실적발표일이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다만 주도주가 확실치 않은 상황에서 엔비디아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나오는 등 이차전지처럼 증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6만6600원, 11만65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변동이 없었고, SK하이닉스는 100원 오른 가격으로 최근 시원치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7만전자’에 올라서며 8만전자, 9만전자까지 바라보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으나 얼마 지나지 않은 이달 18일 장중 6만5800원까지 빠졌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시기 ‘13만 닉스’를 바라봤으나 최근엔 11만원 대 박스권에 갇혔다.
최근 미국의 장기채 금리 인상과 40년 만의 중국 경제 호황이 종료됐다는 암울한 소식이 나오면서 증시 상승세가 꺾인 탓이다.
이에 투자자들은 지난 5월 우리 증시에 영향을 줬던 엔비디아를 바라보고 있다. 5월 24일(현지시간) 엔비디아가 1분기(2~4월) 실적과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발표한 후 다음 날 주가는 24% 넘게 뛰었다.
당시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의 ‘7만전자’ 돌파에 기여했고, 특히 엔비디아에 HBM3(고대역폭 메모리)을 독점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단숨에 10만 원 벽을 깨고 11만 원대로 올라선 바 있다.
이번에도 엔비디아 실적이 시장 예상을 넘어서는 ‘어닝서프라이즈’가 나올 경우 AI 반도체 핵심 부품인 HBM 관련 기업과 함께 AI 관련주 등도 수혜주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외국계 투자은행 HSBC는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600달러에서 30% 올린 780달러로 제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는 지난주 종가(432.99달러) 기준 80% 높은 수준이다.
반면, 엔비디아에 대한 고평가 논란도 나오고 있다.
‘버핏 추종자’로 불리는 4600억 원 규모의 펀드 ‘아쿠아마린’을 운용하는 투자자 가이 스피어는 반도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크론에만 투자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가 올해만 200%넘게 오르면서 고평가 상태로, 지금 투자하면 수익을 거두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편,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은 23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이후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