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과 리스크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 잡아
현대캐피탈의 상반기 연체율이 0%대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금융권의 연체율이 상승한 반면 현대캐피탈의 연체율은 크게 떨어져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말 기준 현대캐피탈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0.98%로 전 분기(1.12%)보다 0.14%포인트(P) 하락했다. 영업수익(2조5198억 원)도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고, 전체 자산(39조9094억 원)도 작년 상반기보다 8% 가까이 늘었다. 자산건전성 관리와 실적 반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고 캐피털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이 급부상한 상황에서 현대캐피탈의 흐름은 이례적이다. 현대캐피탈을 제외한 4개 금융사(KB·하나·신한·우리금융캐피탈)의 연체율은 모두 1%를 넘어섰다.
현대캐피탈의 부동산 PF 자산 규모는 1조4000억 원 수준으로 전체 자산의 약 3.5%에 불과하다. 캐피털 업계의 연체율 상승 주범으로 지목된 브릿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은 PF 자산의 4%, 전체 자산 중에서는 불과 0.2%밖에 되지 않는다.
현대캐피탈이 여신심의위원회를 운영하는 방식도 주목해야 한다. 현대캐피탈은 독립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운영 중이다. 리스크 관리와 경영관리 부서장 등으로 구성된 여신심의위원히는 사내외 관계자들이 불필요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도록 1차적인 사업 검토부터 최종 심의까지 철저한 검증 절차를 시행한다.
특히, 심사, 한도, 금융범죄 예방, 임대차량 잔가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리스크 관리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 활용한 것도 연체율 안정화의 일등공신이다.
2300여 종의 활용 가능한 정보 중 변별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400여 개 항목을 선별, 활용해 연체 고객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 이 모델을 통해 연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고객에게는 납입일 이전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납입금이 연체되지 않도록 사전 안내를 진행한다.
매월 대표이사가 직접 주관하는 위기대응협의체인 ‘디커미티(D-Committee)’를 구성해 위기 대응 컨트롤타워를 구축한 것도 작용했다. 이 협의체는 위기대응을 위한 전사적 전략을 기획하고, 신속하게 싷ㄹ행에 옮기는 것을 목표로 한다. 리스크 관리부서뿐만 아니라 각 사업 부서까지 전방위적으로 참여시켜 다양한 논의가 한번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안정적인 본업에 충실했기 때문에 캐피털 업계에 불어닥친 부동산 PF발 위기에 휩쓸리지 않을 수 있었다”며 “작년 11월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4개 지역본부를 신설하는 등 채권관리 조직을 보다 세밀하게 재구성하고, 연체채권 전담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