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남부 1억5000만 명 폭염 영향권
프랑스, 알프스 등산 연기 권고
미국 데스밸리 사막, 사상 최대 폭우 내려 관광객 대피 등 ‘극과 극’ 기상이변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에서 폭염주의보 발령 지역이 16개 주로 확대됐다. 이들 지역 온도는 최대 섭씨 43~49도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지역의 경우 23일까지 54도에 근접할 것으로 예보됐다.
주의보가 내려진 세인트루이스 기상청은 “폭염이 3일째로 접어들면서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열 관련 질병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중서부는 수년 만의 가장 큰 폭염 기록을 향해 가고 있고 남부는 1억5000만 명이 폭염의 영향권에 들어갔다고 WP는 설명했다.
산불이 나흘째 진행 중인 그리스에선 불에 탄 시신 26구가 숲에서 나와 충격을 더했다. 시신들이 나온 그리스 에브로스는 튀르키예와의 접경지대로, 이미 산불로 지역이 초토화된 상태다. 인근 병원 의료진은 산불을 피해 신생아부터 중환자까지 수많은 환자를 옮겨야 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알프스에도 폭염이 닥치면서 프랑스 정부가 서유럽 최고봉인 몽블랑 등산 연기를 권고했다. 온도가 높아지면서 빙하에 새로운 균열이 생길 위험이 있다고 당국은 설명했다. 현재 프랑스 남부는 기온이 40도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산맥을 공유하고 있는 스위스 정부는 빙점 고도(기온이 0도 이하인 상공의 높이)가 5298m까지 높아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1954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고다. 그만큼 등산 시 눈과 얼음이 녹아 있을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이 와중에 미국 데스밸리 사막에선 열대성 폭풍 ‘힐러리’ 상륙에 20일 하루 동안 55.9㎜로 1년치 강우량과 맞먹는 사상 최대 폭우가 내려 여행객과 주민 400여 명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와 칠레에선 예기치 못한 폭우로 시민 여럿이 사망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성명에서 “데스밸리부터 알프스에 이르기까지 세계 기상이변 기록이 새로운 정점을 찍었다”며 우려를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