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4일 오후 1시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개시했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 저장 탱크에 보관된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약 1㎞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출했다.
ALPS로 정화 처리하면 세슘을 비롯한 방사성 물질 62종을 제거할 수 있으나, 삼중수소(트리튬)가 남게 된다. 도쿄전력은 ALPS로 거를 수 없는 삼중수소는 바닷물과 희석해 농도를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ℓ당 1500베크렐(Bq) 미만으로 만들어 내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해수에서 생산한 천일염에 삼중수소가 남아 있다거나 오염수에 함유된 삼중수소가 암을 유발한다는 등의 근거 없이 불안감을 조장하는 괴담도 적지 않다.
정말 삼중수소는 우리 몸에 들어와 암을 유발하고, 천일염에도 남아 소금도 맘대로 먹지 못하게 되는 걸까?
먼저 '바닷물이 증발해 천일염 결정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삼중수소가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으나, 이는 기우라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해양수산부는 "삼중수소는 물의 형태로 자연에 존재하는데, 천일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물과 함께 증발하므로, 천일염에는 삼중수소가 남아있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해수부는 "2011년 원전 사고 이후부터 지금까지 총 316건의 천일염 방사능 검사를 실시한 결과, 단 한 차례도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라며 "우리 바다에서 생산되는 천일염이 방사능 물질에 오염된다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정보에 현혹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또 일본의 삼중수소 처리 방법이 안전한 것인가에 대해 확인하면 "모든 원전에서는 삼중수소가 발생한다"라며 "삼중수소를 희석해 바다에 방류하는 건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처리 방식"이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다.
도쿄전력에 따르면 오염수에 들어있는 삼중수소의 총량은 약 780TBq(테라베크렐)이다. 일본은 이 삼중수소를 바닷물로 희석해 약 30년에 걸쳐 나눠서 방출할 계획으로 삼중수소 배출 기준(6만Bq) 이하로 희석시켜 1년에 총 22TBq씩 배출할 예정이다.
이제 22TBq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가 중요하다. 간단하게 한국의 원자력발전소와 비교해 보면 답은 간단하다. 고리원자력본부, 새울원자력본부, 한빛원자력본부, 한울원자력본부, 월성원자력본부 등 5개의 원전에서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배출한 삼중수소의 총량은 157.02TBq이다. 일본이 연간 배출하겠다는 양의 7.14배에 달한다.
가장 중요한 삼중수소가 우리의 몸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기우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 몸속의 삼중수소는 물의 형태로 존재한다. 이 때문에 삼중수소는 50%는 땀, 47%는 소변, 3%는 대변 등의 배설물로 배출된다.
국민이 걱정하는 부분은 이 삼중수소가 인체를 빠져나가기 전에 몸속에서 붕괴해 세포가 피폭될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서는 일본이 방류할 계획인 삼중수소의 양을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어렵지 않다. 일본은 삼중수소를 바닷물과 희석해 일본 규제 기준의 40분의 1인 ℓ당 1500베크렐(Bq) 미만의 농도로 만들어 내보낸다.
이를 매일 2ℓ씩 마신다면 1년에 피폭량이 0.02mSv(밀리시버트) 정도로 이는 전복 1마리나 바나나 200개 정도를 먹었을 때 몸에 미치는 영향과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세슘 등 다른 방사성 물질 60여 종은 ALPS라는 설비로 정화돼 배출 기준을 충족하게 되고 삼중수소 역시 기준치보다 훨씬 적은 1리터당 1500베크렐 이하로 떨어뜨려 배출한다"라며 "이 양은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방사성 물질보다 적은 것으로 그럼에도 우리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이 기준에 맞춰 오염수를 배출하는지 철저히 감시하고 검증하겠다"라고 설명했다.